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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백령대피소로 몸 피한 주민들.. 널부러진 소주병에 뿔났다

지난달 31일 북한위성 발사 직후 대피
캔맥주등 쓰레기 쌓여.. 관리부실 논란

그날, 백령대피소로 몸 피한 주민들.. 널부러진 소주병에 뿔났다
북한이 주장하는 우주 발사체가 남쪽 방향으로 발사된 지난달 31일 인천 옹진군 백령도 주민들이 구호대피소에 모여 있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최근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로 주민들이 몸을 피한 서해 백령도 대피소가 평소 주민 동호회 모임 공간으로 사용되는 등 관리가 부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5일 인천 백령도 주민들에 따르면 섬 대피소 29곳 중 4곳은 평소 주민 동호회들이 연습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다.

동호회는 사용 목적과 인원 등이 적힌 사용 신청서만 면사무소에 제출하면 대피소를 상시적으로 쓸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간제 2명과 공무직 1명이 매일 대피소 29곳을 돌며 관리하지만 업무 외 시간대에는 대피소 관리를 동호회 자율에 맡긴다. 그러면서 대피소에 쓰레기가 방치되는 일도 종종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지난달 31일 대피 상황이 벌어졌을 때 한 동호회가 쓰던 백령도 진촌2리 6호 대피소에 소주병과 캔맥주 등 쓰레기가 그대로 남아 있고 문이 잠겨 있어 주민들이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 대피소는 주민들로 꾸려진 드럼 동호회가 평소 연습 공간으로 써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문제가 제기되자 옹진군은 백령·대청·연평면사무소에 섬 대피소 46곳의 내부 정비 계획을 세우라고 지시한 상태다. 또 대피소마다 시설 관리를 위한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는 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옹진군 관계자는 "CCTV가 있으면 대피소를 24시간 개방할 수 있고 관리도 수월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전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