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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 지난 4월 3일 고등학생 A군(17)은 평택시의 한 아파트 단지내에서 친구와 컵라면을 먹던 처음 본 초등학생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경찰 조사에서 얼굴 일면식도 없던 초등학생에게 무자비하게 흉기를 휘두른 이유에 대해 "갑자기 화가 났다"는 황당한 발언을 했다고 한다. 목을 크게 다친 피해 학생은 다행히 생명에 지장은 없었지만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았고, 이후 사람 대하기를 꺼리는 등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군은 '묻지마 범행'을 저지른 혐의로 지난 5월 구속 기소됐다.
이처럼 강도 행위나 살인 등 강력 범죄를 저지르는 소년범들이 급증하고 있어 특단의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일각에선 청소년들의 범죄를 단순히 개인의 문제로 치부해서는 안된다면서 정부를 비롯해 교육당국, 학교 및 지방자치단체가 서로 협업해 소년범죄 예방 및 재활 프로그램 개발 등 다양한 정책대안 수립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경찰은 소년범죄의 유형별 특징과 범죄요인을 분석해 선도프로그램 표준안을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소년범 中 강력범죄자 전년 대비 급증
5일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의 분기별 범죄동향 리포트에 따르면, 2022년 4·4분기에 범죄를 저지른 만 14세 이상 만 18세 이하 청소년은 1만6401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8% 증가했다.
이 기간 소년범죄자의 강력범죄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4·4분기 강력범죄를 저지른 소년범죄자 수는 1341명으로, 2021년 4·4분기 대비 27.5% 늘었다. 전체 범죄 중 소년범죄자가 차지한 비율은 강력범죄, 재산범죄, 폭력범죄 순으로 높았다.
소년범죄는 늘어난 데 반해 동기간 동안 전체범죄는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해 4·4분기 발생한 전체범죄는 41만4708건으로 2021년 4분기(41만7238건)보다 0.6% 감소했다. 이 역시 그 2020년 4·4분기(43만4730건) 대비 4.0% 감소한 수치다.
실제 청소년들의 강력범죄가 최근 잇따르고 있어 사회문제로 급부상하고 있다. 인천 미추홀경찰서는 조건만남을 미끼로 40대 남성을 유혹한 뒤 둔기로 폭행하고 강도행각을 벌인 10대 B군 등 2명을 강도상해 혐의로 지난 1월 구속했다. 이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피해자 40대 남성에게 조건만남을 갖자며 접근해 모텔로 불러낸 뒤, 둔기로 그를 때리고 감품을 갈취했다. 또 폭행 장면을 촬영해 온라인에 유포한 혐의도 받는다.
강도살인과 현주건조물방화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C군(16)에 대해 대법원은 지난달 말 징역 15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B군은 게임 아이템을 구매하기 위해 금품 절도를 계획한 뒤 피해 남성(74) 집에 침입한 뒤, 피해자가 자신을 발견하자 화분 2개를 순차적으로 머리에 내리치고 과도를 휘둘렀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가 도망쳤지만, C군은 피해자를 잡아 넘어뜨려 바닥에 머리를 찧게 했다. 결국 피해자는 사망했다.
■경찰, 소년범 선도프로그램 개발 착수
이와 관련해 청소년들의 강력범죄는 비단 개인의 문제로 볼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은 '청소년 강력범죄의 실태 및 특성에 관한 연구'를 통해 "청소년 강력범은 낮은 사회경제적 지위의 가정에서 자라나 부모의 이혼이나 사망, 학대 등과 같은 가정 내 부정적 인생사건을 경험하면서 부모와의 지속적이고 정서적 유대 관계를 형성하지 못해 스스로 자신을 통제할 수 없게 되면서 비행과 범죄를 저지르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비행과 범죄의 경험은 자신과 비슷한 경험을 가진 친구들을 만나는 계기를 만들어 주면서 이들과 함께 무질서한 장소에 몰려다니는 등의 생활로 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 기회와 상황에 노출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경찰은 재범 및 처벌로 인한 범죄자 낙인 등 사회 복귀 저해 요인 제거를 위해 경미 소년범에 대한 경찰 선도제도를 시행 중이다. 지난해 경찰 선도 프로그램을 받은 소년범은 2만6714명 수준이다. 경찰은 연구용역을 통해 소년범죄의 유형·연령별 특징과 범죄요인을 분석, 소년범의 안정적인 사회 복귀를 목표로 한 선도프로그램을 개발할 예정이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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