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관위, 감사원 감사 거부 두고
여야 연일 대립
與, 노태악 사퇴 외치며 "감사원 감사 수용해라"
野 "감사원 감사 거부 당연... 선관위 길들이기"
국정조사 범위 두고 여야 입장차 뚜렷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화상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화상
[파이낸셜뉴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의 가족 특혜채용 논란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여당인 국민의힘과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의 감사 수용 여부를 두고 연일 대립각을 세우며 난타전을 벌이고 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연일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에 대한 사퇴를 외치며 국정조사 범위 확장을 하자며 압박에 나섰고,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의 국정조사에 동의하면서도 "선관위를 장악하려 한다"며 비판했다.
■ 與 "선관위, 국민과의 전쟁 선포한 것"
5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선관위의 감사원 감사 수용 여부를 두고 비판에 나섰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선관위에 개혁이 필요하다며 감사원의 감사를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4일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선관위와 민주당의 공생관계를 확신한다"며 비판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5일 긴급 의원총회를 연이어 개최하고 선관위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긴급 의원총회 모두발언에서 "선관위는 국가기관으로서의 청렴성과 윤리성은커녕 독립성과 공정성도 사라진지 오래라는 걸 최근 일련의 사태들이 보여주고 있다"며 "지난 대선에서 소쿠리 투표 같은 일은 단순 실수가 아니라 근간이 무너진 선관위의 업무수행 한계였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선관위가 감사원의 작무감찰을 거부한 것은 국민과의 전쟁을 선포한 것이나 다를 바 없다"고 비판했다.
윤 원내대표는 노 위원장과 함께 선관위원들도 함께 전원 사퇴해야 한다며 "선관위가 감사원 감사를 거부하면서 민주당 출신 전현희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의 권익위와 국회 국정조사만을 고집하는 건 민주당을 방패삼아 비리를 은폐하고 기득권을 지키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도 "선관위가 강제조사 불가능한 권익위 조사는 수용하고, 강제수사가 가능한 감사원 감사는 거부하겠다고 밝힌 것은 대한민국 법체계를 부정한 잘못된 결정"이라며 일부 민주당 의원들의 감사원법 개정안 발의를 두고 "민주당도 감사원의 감사대상에 선관위가 포함됐다고 자인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 민주당 "감사원 감사 거부 당연... 선관위 길들이기"
민주당은 선관위가 감사원의 감사 대상이 아니기에 감사 거부는 "당연한 결정"이라며 국민의힘이 선관위에 대해 탄압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가공무원법 제17조 2항에 따르면 국회, 법원, 헌법재판소 및 선거관리위원회 소속 공무원의 인사 사무에 관한 감사는 국회의장,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 또는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의 명을 받아 국회 사무총장, 법원 행정처장 및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이 각각 실시한다고 적시돼 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채용비리를 감쌀 생각은 손톱만큼도 없다. 채용비리가 있다면 수사를 하라"면서도 "수사와 법을 위반한 감사는 전혀 다른 문제"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선관위는 행정기관이 아니기에 감사원의 감사 대상이 아니다"라며 "감사원이 국회를 감시할 수 없고 법원과 헌법재판소를 감사할 수 없듯이 독립기관인 중앙선관위도 감사할 권한이 없다"고 지적했다.
서영교 최고위원도 "국민의힘의 선관위 흔들기가 도를 넘었다"며 "선관위를 흔들어서 선거에 개입하려고 하는, 이승만 시대의 부정 선거 개입 이후로 이런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2일 오전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해 시작 전 눈을 감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위원회의에서 '자녀 특혜 채용 의혹'과 관련한 감사원의 직무 감찰 수용 여부를 논의한다. 사진=연합뉴스
■ 선관위 국정조사 두고 찬성 방향은 같지만...
여야 모두 선관위에 대한 국정조사는 찬성 입장이지만, 세부 사안을 두고 이견을 보이면서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양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협상에 나섰지만 간극을 좁히지 못하고, 양당 원내수석부대표에게 공을 넘겼다. 양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오후에 만나 협상을 이어갔지만 별다른 소득을 내지 못하며 입장차만 확인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선관위의 가족 특혜채용을 포함한 북한발 해킹시도에 대한 국가정보원의 보안 점검 거부에 대해서도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선관위의 가족 특혜채용으로 논란이 일었던 만큼, 가족 특혜채용에 대해 집중조사를 하자는 입장이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입장문을 내고 "노골적인 선관위 장악 시도"라며 국민의힘의 국정조사 범위 확대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최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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