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압박 커지면서 한국·일본도 안보협력 필요성 인식
北위협이 밀착 동력 '천리마' 정보도 美 통해 전달될 듯
한국 근해 낙하 미사일은 韓·일본 쪽 비행 미사일은 日 정보가 유용
[파이낸셜뉴스]
제20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참석 중인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4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하마다 야스카즈 일본 방위상과 양자회담을 하고 있다. 한국 국방장관과 일본 방위상 사이에 열린 양자회담은 지난 2019년 11월 정경두 장관과 고노 다로 일본 방위상 간 만남 이후 약 4년 만이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과 일본이 4년여 만에 '초계기 갈등'으로 꼬인 실타래 풀면서 안보협력을 강화해 나갈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6일 북한의 공세적 핵과 미사일 위협이 한·일의 안보 분야 협력을 견인한 강력한 동력이 됐으며, 북한의 기조변화 없이는 대북 대응과 관련한 한·일의 분야별 밀착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관측했다.
지난 4일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하마다 야스카즈 일본 방위상이 싱가포르에서 만나 국방 당국 간 교류와 협력에 지장을 줄 수 있는 갈등을 덮고 이 같은 문제의 재발 방지와 안보 협력을 더욱 증진키로 한 것도 양국이 안보적 협력 필요성에 공감했기 때문이란 평가다.
또 한일 국방 수장은 미국과 함께 북한 미사일 정보공유 강화와 해상미사일방어·대잠훈련 정례화를 비롯한 두 나라 간 국방분야 교류 협력을 다양한 수준에서 진전시키기로 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지난 4일 열린 장관회담 전까지 실무협의를 진행했고, 그 협의는 상호 입장을 재확인하고 어떠한 해결 방안이 바람직한지를 논의한 것"이라며 "그 결과 재발 방지책을 만드는 방향으로 조율돼 회담 때 합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미·일 안보협력은 한미, 미일 등 강력한 양자 동맹이 기초가 되지만, 한·미·일 3각 협력에서 한일 양국의 관계는 가장 약한 고리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전문가 일각에선 한일 안보 협력 확대는 이런 약점을 극복하려는 미국의 압박도 작용했지만, 한국과 일본의 스스로의 필요성에도 기인한 것으로 설명했다.
북한의 전술핵운용부대의 선제 타격 훈련과 전술핵탄두 전격 공개,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등에 이어 실패한 1차 군사정찰위성을 발사에 이른 2차 군사정찰 위성 움직임 등 북한의 압박·위협이 계속될수록 이런 협력의 강도는 더 확대 강화될 것이란 해석이다.
한·미·일은 이번 싱가포르 3국 국방장관회담에서 합의한 대로 연내에 북한 미사일 경보정보(warning data) 실시간 공유체계를 가동한다.
한·미는 현재 서해에서 인양 작업 중인 북한 우주발사체 '천리마 1형' 잔해가 수거되면 공동 분석을 하기로 했기 때문에 이 분석 결과는 미국을 통해 일본에도 전달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는 일본 쪽으로 날아가는 북한 미사일에 대한 궤적 등은 지구 곡률에 따른 음영구역이 발생하는 데 일본이 제공하는 정보가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도 서해나 한국 근해로 떨어지는 북한 미사일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3국이 북한 미사일 경보정보를 실시간 공유하고 해상미사일방어훈련을 정례화하는 것은 나중에 요격체계의 실시간 연동까지 염두에 둔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한편 한일 초계기-레이더 갈등은 2018년 12월 동해에서 조난한 북한 어선을 수색하던 해군 광개토대왕함이 함정 근처로 날아온 일본 해상자위대 P1 초계기를 향해 사격통제 레이더를 조사했다고 일본 측은 주장하는 반면 한국 측은 레이더 조사는 없었고 오히려 P1 초계기가 광개토대왕함 근처에서 저공 위협 비행을 했다고 반박했다. 이런 양측의 입장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하지만 이번 국방장관회담을 앞두고 양국은 초계기-레이더 갈등을 풀기 위한 전격 실무협의를 했고, 그 협의를 통해 일단 덮자는데 공감해 안보협력 확대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북한이 지난달 31일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새발사장에서 쏜 첫 군사정찰위성 'ㅊ'를 실은 위성운반로켓 '천리마 1형'의 발사 장면을 1일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했다. 이 로켓은 엔진 고장으로 서해에 추락했다. 북한 국가우주개발국은 발사 후 2시간 30여분 만에 실패를 공식 인정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캡처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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