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 정점 이후 내리 감소
지난달 연내 최대 증가폭 '반등'
정기적금 잔액도 1조 넘게 늘어
年최고 5% 고금리 상품 등장 등
시중은행 수신경쟁 가속화 전망
금리 하락세에 외면받아 온 은행 예·적금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폭락 사태 이후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은행 예금 금리가 3% 후반까지 상승하자 은행권의 수신 잔액이 올들어 가장 크게 늘어났다. 이에 더해 수시입출금 잔액인 '요구불예금'이 점차 감소하고 있어 대기자금을 잡기 위한 은행권의 예·적금 유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SG증권發 '안전자산' 선호도↑
6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5월 말 기준 정기예금 잔액은 817조5915억원으로 전달(805조7828억원) 대비 11조8088억원 늘어났다. 지난해 11월 827조원으로 정점을 기록한 후 지난 3월 805조3384억원까지 줄어들었으나 지난달 연내 최대 증가폭을 보이며 반등했다. 정기적금 잔액도 39조420억원을 기록하며 전월 말(37조9878억원) 대비 1조542억원 증가했다.
이는 주식 등 위험자산 시장으로 흘러간 돈이 다시 예·적금으로 회귀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올해 초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지속 동결하고 투자심리가 살아나자 정기예금에 대한 관심이 줄며 주식시장에 자금이 대거 이동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권사에 맡겨두는 대기자금인 투자자 예탁금은 올해 3월 약 48조원에서 지난달 2일 54조원까지 늘어나며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 그러나 SG증권발 주가폭락 사태에 코스닥 2차전지 주요 종목들이 지난달 급락하며 예탁금은 약 2주 만에 48조9377억원까지 떨어졌다.
은행채 금리와 함께 올라간 은행들의 예·적금 금리도 '역머니무브'를 부추기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은행채 1년물(무보증·AAA) 금리는 3.84%로 지난 4월 말(3.59%)에 비해 0.25%p 올랐다. 정기예금 금리산정의 기준인 은행채가 올라가자, 이날 기준 5대 은행들의 대표 정기예금(1년 만기) 상품 금리는 3% 중후반(3.7~3.8%)으로 3%대 초반까지 떨어진 지난 2월에 비해 0.3%p가량 상승했다. 적금의 경우 KB국민·신한·우리은행 등 시중은행 3곳이 연 최고 5%대 고금리 상품을 출시했다.
■요구불예금 감소… 수신 경쟁 치열
이처럼 예·적금으로 자금이 쏠리면서 은행에 맡겨두는 단기자금인 요구불예금은 감소세다. 5대 은행의 지난달 기준 수시입출금식 저축성예금(MMDA)을 포함한 요구불예금은 602조8237억원으로 지난달(608조9654억원) 대비 6조1417억원 감소했다. 지난 3월 정기예금이 전달 대비 10조3622억원 감소하는 동안 요구불예금은 10조1116억원 늘어났으나 지난 4월부터 상황이 반전됐다.
은행권에서는 연 0%대 금리로 낮은 원가에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핵심예금인 요구불예금의 규모가 감소하는 만큼 수신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 시점과 맞물려 금리가 조금이라도 높을 때 예금을 넣고 싶어 하는 소비자들이 많다"면서 "요구불예금 등 '대기자금'을 정기예금 등으로 끌어오기 위한 수신 상품 경쟁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국내 시중은행 19개의 1년 만기 정기예금 상품 39개 중 기준금리보다 금리가 높은 상품은 이날 28개(최고우대금리 기준)로 3주 만에 6개 늘어났다. 5대 은행의 자유적립식 적금 상품의 금리도 3.75~5.65%를 나타내며 전월 취급 평균 금리(3.01~4.35%)를 상회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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