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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골프도 오일머니 영향력 안으로, LIV골프·PGA투어 합병

[파이낸셜뉴스]
프로골프도 오일머니 영향력 안으로, LIV골프·PGA투어 합병
세계 최대 프로골프 기구인 미국 PGA투어가 6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가 돈을 대는 리브골프와 전격적인 통합을 선언했다. 리브골프 인베스트먼츠 최고경영자(CEO)인 전설적인 프로 골퍼 그렉 노먼이 지난해 5월 11일 영국 세인트올반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


미국 프로골프 PGA투어가 사우디아라비아의 후원으로 출범한 LIV골프와 6일(이하 현지시간) 전격적인 통합을 선언했다. 세계 최대 프로 골프조직인 PGA투어는 그동안의 갈등을 봉합하기로 하고 사우디 국부펀드인 공공투자기금(PIF)과 두 골프리그 통합에 합의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골프리그 통합을 위해 사우디가 약 30억달러(약 3조9000억원)를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

막대한 오일머니를 통해 사우디가 국제 스포츠계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PIF 책임자인 야시르 알 루마이얀과 제이 모나한 PGA투어 위원장은 6일 양 리그 통합 합의를 발표했다. FT에 따르면 갈등 봉합이 어려워 보였던 양 리그 수장들은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함께 식사하고, 영국 런던에서 골프 라운딩을 돌면서 이견을 좁힌 끝에 결국 양 리그 통합에 합의했다.

이들 외에 DP월드투어로 알려진 유럽 투어 역시 이 합의에 공동 서명했다.

합병 합의에 따르면 PGA투어와 사우디 PIF는 공동사무국을 설치하게 된다. 이 공동사무국을 통해 투어를 개최하고, 양 리그간 법정 다툼도 중단할 계획이다.

공동사무국 회장은 PIF의 루마이얀이 맡고, 모나한은 최고경영자(CEO)로 실무를 책임지게 된다. 대신 PGA투어가 공동사무국 운영에서 최대 주주로 실질적인 권한을 갖는다.

사우디가 후원하는 LIV골프는 지금까지 브룩스 켑카, 필 미켈슨, 더스틴 존슨 등 유명 골퍼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수억달러를 썼다. LIV골프에 참여하면 PGA투어, DP월드투어에서 뛸 수 없었기 때문에 이들을 영입하는데 상당한 금액을 그 대가로 지불해야 했다.

PGA투어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그러나 스타 선수들이 하나 둘 참여하기 시작하면서 LIV골프의 세가 불어났고, 신인들도 참여했다.

프로골프 리그간 다툼이 본격화면서 미 정부가 반독점 조사에 나서기도 했다. LIV골프 출전 선수들은 PGA투어에 참가할 수 없도록 하는 PGA투어의 규정이 경쟁을 저해할 수 있다는 판단을 했다.

이에 더해 PGA투어와 LIV골프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연방법원에 서로 제소하기까지 했다.

자신의 골프클럽에 LIV골프 리그전을 유치하기도 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양 리그 합병을 환영했다. 트럼프는 "경이로운 골프 세계를 위한 크고, 아름다우며, 매력 넘치는 합의"라고 말했다. 모든 단어를 대문자로 썼다.

한편 PIF는 국제 스포츠계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세계 최대 골프리그에 깊숙이 참여하게 된 PIF는 이미 영국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뉴캐슬 유나이티드 소유주이기도 하다. 사우디 정부는 최근 PIF에 사우디 축구팀 4곳의 과반 지분을 넘기기도 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