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는 지난해 태풍 '힌남노'로 인해 창사 이래 첫 전 공정 조업중단이라는 상상조차 못한 위기를 겪었다. 하지만 복구기간만 1년이라는 예상을 깨고 135일이라는 짧은 기간에 정상 가동하면서 위기대처 능력이 주목을 받았다.
이와 관련해 손병락 포스코 명장(기술위원)은 7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의원회의실에서 파이낸셜뉴스와 행정안전부가 공동개최한 제6회 재난안전 지진포럼을 통해 당시 상황과 극복 과정을 자세히 소개했다.
손 명장은 "황하가 범람하는 것을 연상시킬 만한 큰 물줄기가 포스코 내부로 들이닥쳤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포스코는 여의도 면적의 3배 규모다. 당시 절반이 물에 잠긴 상황이었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오열이 터져 나왔다는 게 손 명장의 설명이었다. 침수 사태 발생 후 경영진이 가장 어려운 결정을 내린 것은 전 공정 조업중단이었다.
조업중단 후 제때 복구하지 못해 5일 이내 고로를 재가동하지 못하면 완전히 제철소를 새로 건설해야 했기에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경영진은 단호한 결정을 내렸고 이후 토페도카(쇳물을 옮기는 시설) 확보, 쇳물의 사(沙)처리 작업, 제강공장의 배수작업 등 이어진 어려움을 극복하고 기적을 이뤄냈다.
손 명장은 이 같은 기적의 배경에는 "회사의 주인은 직원"이라는 '사명감', 실패 가능성에 불구하고 단호한 결정을 내린 경영진의 '도전정신', 또 신뢰를 바탕으로 전 직원이 구슬땀을 흘리며 복구작업에 참여한 '공동체의식', 자신의 일인 양 적극적인 도움을 준 '지역사회와 협력업체' 등 4가지 요소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특별취재팀 김태경(팀장) 최수상 이설영 노진균 윤홍집 최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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