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5월 21일 히로시마 G7 정상회의장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사진=뉴스1
우리나라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비상임이사국으로 선출됐다. 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총회 비상임이사국 선거에서 한국은 180개 나라의 찬성표를 얻어 2024∼2025년 2년 임기의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이 됐다. 1996∼1997년, 2013∼2014년에 이어 3번째 임기를 수행하게 됐다.
안보리는 상임이사국 5개국과 대륙별로 할당된 비상임이사국 10개국으로 구성되며 전 세계 평화·안전 유지에 일차적 책임이 있다. 안보리는 경제제재 부과나 무력사용 승인과 같은 국제법적 구속력을 가진 유일한 기구이기도 하다. 평화유지군 활동, 유엔 회원국 가입 추천, 유엔사무총장 임명 추천, 국제사법재판소 재판관 선출 역할도 맡는다. 한국은 순서에 따라 내년 6월 한 달간 유엔 의장국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7일 "글로벌 외교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이번 비상임이사국 진출로 한국은 유엔 분담금 세계 9위의 위상에 걸맞은 반열에 올라섰다. 외교적 지평을 넓히고 '글로벌 중추국가' 목표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북한 핵이나 미사일 도발에 대응하는 한·미·일 3각 공조에 한층 더 힘이 실릴 터이다. 한국은 안보리에서 미국·일본 등 자유진영과 함께 북한의 핵 위협과 주민에 대한 인권탄압,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중국의 군사적 위협 등에 대한 국제적 대응에 주도적으로 나설 전망이기 때문이다.
한·미·일 3국이 27년 만에 안보리 이사국으로 활동하는 삼각 안보체제가 성립된 것에도 의미를 둘 수 있다. 미국은 안보리 상임이사국이고, 상임이사국 진출을 노리는 일본은 내년까지 비상임이사국을 맡고 있다. 북한의 제7차 핵실험을 앞둔 시점에서 한미, 미·일, 한일 간 쌍방 안보동맹을 바탕으로 한 3각 공조는 북핵 주도권을 쥐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본다.
그동안 중국과 러시아가 상임이사국이 가진 거부권을 남용해 제동을 거는 바람에 북핵이나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공동대응을 하지 못해 '식물 안보리'라는 말이 나돌았다. 유명무실 상태라는 지적을 받을만 했다. 내년부터 한반도 문제 당사국인 한국이 국제무대에서 북한 관련 결의, 의장성명 문안 작성을 주도하며 북한 도발의 불법성을 주장하는 당당한 모습을 볼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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