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외앱서 만난 20대 여성 살해·시신 유기한 정유정(왼쪽), 연쇄살인범 강호순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온라인 과외 앱을 통해 만난 20대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정유정(23)의 사이코패스(반사회적 인격 장애) 지수가 28점대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연쇄살인범 강호순의 지수보다 높은 수치다.
7일 연힙뉴스 등에 따르면 최근 정씨를 상대로 한 경찰의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PCL-R) 결과 사이코패스 지수가 28점대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는 총 20개 문항으로 40점 만점이다. 한국은 통상 25점 이상, 미국은 30점 이상일 때 사이코패스로 간주한다. 일반인은 15점 안팎의 점수가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28점은 2005년 장모 집에 불을 질러 아내와 장모를 살해하고, 2006년부터 2008년까지 여성 8명을 납치해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돼 2009년 사형 확정판결을 받은 강호순(27점)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역대 우리나라 주요 범죄자의 사이코패스 지수는 연쇄살인범인 유영철 38점,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 29점, ‘어금니 아빠’ 이영학 25점 등이었다.
앞서 정유정은 지난달 26일 오후 5시 40분께 부산 금정구에 위치한 피해자 집에서 흉기로 피해자를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했다.
당시 실종처럼 보이려고 시신을 캐리어에 담은 뒤 택시를 타고 이동해 낙동강 인근 숲속에 유기했으나 혈흔이 묻은 캐리어를 숲속에 버리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택시 기사의 신고로 긴급체포됐다.
정유정은 평소 방송 매체나 인터넷을 통해 범죄수사 프로그램을 많이 보며 살인에 관심을 키운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의 인터뷰에서 “사이코패스로 판정되면 재판과정에서 피고인에게 유리한 게 있냐”는 진행자 질문에 “(사이코패스가) 유무죄 판단, 심신미약하고는 아무 관계가 없다”며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
사이코패스 검사를 하는 이유에 대해 이 교수는 “심성을 평가해서 사이코패스적 특징이 있는 품성이라고 나오면 징역형을 살고 나오더라도 재범을 할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전자감독 대상자, 보호관찰 추가 등을 위해서 활용하기 위함이다”며 형을 깎아 주는 것과는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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