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도수치료 가장한 성형·피부미용 시술 증가에 소비자 경보 발령
보험사기에 연루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 당부
[파이낸셜뉴스]
[연합뉴스TV 제공]
#성형외과에 갔는데, 상담직원이 "원하는 성형수술과 미용시술을 80%에서 90% 할인된 가격에 받을 수 있다"면서 성형수술을 받아도 도수치료를 받은 것처럼 서류도 발급해주고 내원하지 않아도 보험금 청구가 가능하도록 영수증까지 발급해준다고 하지 뭐예요. 그래서 돈 좀 아껴볼까 하고 도수치료 명목으로 코 성형수술도 받고, 미용시술도 받았는데... 보험사기범이 되어버렸습니다.
#미백을 하러 병원에 갔는데 상담실장이 미용시술로 하면 가격이 비싸지만, 도수치료를 받은 것처럼 처리하면 비용 보전이 가능하다고 해서... 도수치료 명목으로 미용시술을 좀 받았는데 결국 벌금은 벌금대로 물고, 지급된 보험금마저 반환해야 했습니다.
#얼마 전 리프팅 시술·마사지·비타민주사 등 피부미용 시술 후 도수치료를 시행한 것처럼 허위로 영수증을 발급해 실손보험금 5억원을 편취한 병원장, 사무장과 시술을 받은 환자 등 195명이 적발됐습니다.
금융감독원은 성형·피부미용·영양주사 등의 시술 이후 마치 도수치료를 한 것처럼 보험회사에 허위 청구해 보험사기로 적발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며 소비자경보 '주의'를 발령했다. 금감원은 "비보험시술도 보험으로 처리하게 해 준다는 일부 병원의 제안에 환자가 문제의식 없이 동조·가담한 사례가 많다"며 소비자들이 부주의하게 보험사기에 연루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도수치료 관련 보험사기, 얼마나 늘었나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최근 4년간(2019년~2022년) 도수치료를 가장해 성형·피부미용 시술 등을 받아 보험사기 혐의로 수사 의뢰된 환자는 총 3096명에 달한다. 도수치료 관련 보험사기로 수사 의뢰된 환자는 지난 2019년 679명에서 2022년 1429명으로 증가하며 3년새 110%의 증가폭을 보였다.
금감원은 "이들이 실손보험 적용 대상이 아닌 미용 시술 등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통증 치료를 위해 도수치료를 받은 것처럼 허위 진료비 영수증과 진료확인서를 발급받아 보험회사에 보험금을 청구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최근 의료업계의 도수치료가 확산되며 도수치료 보험금이 급증하고, 일부 병원에서는 보험사기가 조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사무장과 상담실장, 보험설계사, 도수치료사, 미용관리사 등으로 구성된 전문 팀이 병원을 2~3년 단위로 옮겨 다니며 보험사기를 주도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반드시 기억해야 보험사기 연루 피할 수 있습니다
금감원은 소비자들이 해당 행위가 범죄임을 인지하지 못하고 부주의하게 휘말릴 수 있는 가능성을 고려해 '도수치료 관련 보험사기 사례 및 대응 요령'을 안내했다.
먼저 금감원은 의료인이 아닌 상담실장 등이 수술·진료비용 안내 명목으로 실손보험 가입 여부를 확인한 후 "비용은 보험 적용이 되는 도수치료로 처리하게 해주겠다"며 불필요한 성형·피부미용 시술 등을 제안하는 행위를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세상에 공짜는 없다"며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솔깃한 제안은 일단 의심하고 단호하게 거절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금감원은 특히 △성형·피부미용 시술임에도 불구하고 도수치료를 받은 것처럼 관련 서류 발급 △내원하지 않아도 치료를 받은 것처럼 영수증 등 발급 △실손보험의 자기부담금(10~20%) 보전을 위해 증액된 금액으로 신용카드 결제 후 동 결제를 취소하고 실제 진료비를 현금으로 납부 유도 등의 행위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이 정도는 괜찮겠지', '남들도 다 한다는데' 등의 안일한 생각으로 실제 진료사실 또는 금액과 다른 서류로 보험금을 받는 순간 보험사기자로 연루돼 형사처벌을 받거나 지급받은 보험금을 보험회사에 반환해야 한다"며 "보험사기로 인한 피해는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져 일반 국민들에게 돌아가고, 건강보험 재정에도 악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보험사기는 반드시 적발된다는 점을 유념하고, 보험사기 의심사례를 알게 된 경우 금감원 또는 보험회사 보험사기신고센터에 적극 제보해달라"고 독려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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