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부총리 관훈 토론회
"하반기 경기 나아지겠지만 성장률 전망 소폭 하향 조정.. 29일 한일 재무장관회의서 통화스와프 문제 논의할 것"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 세번째)이 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정부가 전세금 반환 목적에 한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대출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올해로 예정됐던 유산취득세 개편 시기는 미뤄진다. 올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6%보다 하향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9일 한일 재무장관회의에서는 통화스와프 문제를 논의한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핵심으로 한 경제정책방향을 밝혔다. 최근 확산되는 '역전세' 우려에 대해 추 부총리는 '전세금 반환 목적'에 한해 일시적으로 DSR규제를 완화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추 부총리는 "일정 기간 전세금 반환 목적의 대출에만 한정할 것"이라면서 "늦어도 7월 중에는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반대출에 대한 DSR 규제완화는 전혀 아니다"라고 했다. 이는 DSR 완화가 가계부채 증가뿐만 아니라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해칠 수 있다는 일부의 부정적 시각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세 부담이 과하다고 지적받는 상속세와 '부자감세'로 지목받은 법인세와 부동산 관련 세목 개편에 대해서도 "현재 추가 법안 제출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추 부총리는 "상속세를 유산취득세로 바꿔 나가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상속세 체계를 전반적으로 개편하자니 배우자나 자녀 공제 등 모든 부분을 함께 조정해야 해서 너무 큰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세수 부족 상황에서 부동산 세제를 다시 강화할 가능성과 관련한 질문에 추 부총리는 "부동산 시장이 아직 침체된 상황에서 다시 세제를 강화한다는 것은 상황에 맞지 않고 시장과 관련해 세제를 연계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법인세 추가 개편 가능성도 부인했다. 추 부총리는 "지난해 진통 끝에 법인세제를 개편했는데 올해 정부가 지난해 제출했던 것과 똑같은 내용의 법안을 제출하면 국회에서 논의가 안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올해는 법인세 개편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경기흐름과 관련, 추 부총리는 "하반기에 예측하지 못한 돌발변수가 생길 수도 있지만, 현시점의 데이터를 보면 하반기에 경기가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현시점의 데이터를 볼 때 당초 전망을 소폭 하향 조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당초 정부는 올해 1.6% 성장을 전망했다. 경제정책 기조도 "당분간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고 정책을 운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지나친 경기침체는 당연히 유의하며 물가안정 기조를 지켜나가겠다"며 "우리나라 물가상승률은 3%대에 머무르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는 선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추가경정예산 편성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추 부총리는 "가계부채 관리하고, 건전재정 확립하고, 우리 경제 생산성 늘리는 3가지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했다. 이어 "일각에선 나를 추경 '불호'라고 부르는 것도 알고 있다"고까지 언급했다. 한편 경제부총리가 관훈클럽 토론회에 초청된 것은 2014년 최경환 부총리 이후 9년 만이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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