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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문신, 피어싱을 할 때 주의해야 할 질환으로 C형 간염이 있다.
C형 간염은 코로나19처럼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발생한다. 혈액이나 체액을 통해 전파되기 때문에 불법시술 등 소독하지 않은 주사로 침술이나 문신을 받았다면 감염률은 높아진다. C형 간염은 국내 간암 환자 약 15%의 발병원인으로 꼽힌다.
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박예완 교수는 9일 "국내에서 가장 흔한 B형 간염 이외에 C형 간염도 방치하면 간경화 및 간암을 일으키는 중대한 질환"이라며 "간경변증으로 발전하기까지 평균 30년이 소요되지만, 일부 환자를 제외하고는 70% 이상이 무증상으로 환자 본인이 인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약 30만명이 C형간염에 감염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매년 약 2000~3000명의 신규 감염이 발생하고 있다. 감염 3개월 이후에도 바이러스가 남아 있으면 대부분 만성 C형간염이 된다. C형간염은 혈액 검사를 하지 않으면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또 급성 C형간염에 걸린 환자 모두가 만성C형 간염으로 진행되지는 않지만, 만성으로 진행될 확률이 매우 높다. C형간염은 급성 환자의 약 50~80% 정도가 만성으로 진행되며, 만성 C형간염 중 30~40%는 간경변이나 간암으로 진행된다.
진단은 C형 간염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유무를 확인하는 선별검사와 혈중 바이러스 유전자를 PCR로 확인하는 확진검사가 있다. 하지만 개인이 자발적으로 관련 검사를 하지 않는 이상 확인이 어려운 실정이다. C형 간염은 치료제의 발전으로 2~3개월 정도의 약물 치료로 완치가 가능하다.
박예완 교수는 "예방백신은 아직까지 없으나 최근 경구용 항바이러스제가 개발되면서 약물 치료를 통한 완치율이 98%에 달하며 치료에 따른 합병증도 매우 적다"며 "고가의 신약이지만 국가 급여가 가능하고 간경화나 간암 예방에 탁월하기 때문에 적극적인 치료를 권장한다"고 말했다.
2~3개월 투약으로도 만성 C형 간염의 완치가 가능해진 만큼, 무증상의 환자를 식별하고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건강검진에서 간수치가 높게 나타났다면 C형 간염 관련 검사를 권장하며 약물 치료 후에도 간섬유화가 진행되고 있다면,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추적 관리해야 한다.
박예완 교수는 "혈액투석 환자, HIV 감염자, 혈우병 환자, C형 간염 바이러스 환자와 성적 접촉을 가진 경우, 문신, 피어싱 등을 한 경험이 있다면 C형 간염 고위험군이기 때문에 증상이 없더라도 한 번쯤은 항체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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