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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 '감사원 감사 부분 수용'에 후폭풍 커진다

선관위 "감사범위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 청구"
vs 감사원 "감사 범위 감사원이 결정"
與 "선관위 두고 보지 않을 것" 경고
선관위 감사원 전면 감사 놓고 여야 신경전
6월 임시국회 뇌관 부상할 듯



선관위 '감사원 감사 부분 수용'에 후폭풍 커진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9일 국회에서 선관위 규탄대회를 하고 있다. 선관위는 이날 '자녀 특혜채용 의혹'에 한해 감사원 감사를 받기로 결정했다. 사진=연합뉴스

선관위 '감사원 감사 부분 수용'에 후폭풍 커진다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이 9일 오후 경기도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열린 고위직 간부 자녀 특혜 채용 의혹 관련 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이른바 '아빠 찬스' 등 전·현직 고위 간부의 '자녀 특혜 채용 의혹'에 한해 감사원의 감사를 수용하기로 하면서 여권이 규탄대회를 열면서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선관위가 감사원의 감사 범위에 대해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기로 한 것을 두고 "선관위는 헌법 위에 있나"라면서 여권의 비판이 거센 데다 감사원도 "감사 범위는 감사원이 결정할 사안"이라고 일축하면서 감사원의 선관위 감사는 여당의 선관위 국정조사와 맞물려 6월 임시국회에 뇌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선관위 "자녀 특혜 채용 문제만 감사 받겠다"


선관위는 지난 9일 보도자료를 내고 자녀 특혜 채용 의혹 문제에 한정해서 감사원의 감사를 받겠다고 결정하고 나머지 선관위의 감사 범위는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선관위는 "선관위는 행정부 소속 기관으로 출범했으나 3.15 부정 선거가 발생해 헌법상 독립기관으로 재탄생했다"면서 "행정부 소속 감사원이 선관위의 고유 직무에 대해 감사하는 것은 헌법상 독립기관으로 규정한 헌법 정신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선관위에 대한 감사 범위에 관해 감사원과 선관위가 다투는 것으로 비춰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를 명확하기 위해 헌법에 대한 최종 해석 권한을 갖고 있는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선관위는 "최근에 발생한 선관위 고위직 간부 자녀의 특혜 채용 문제에 대해서는 국민적 의혹이 너무나 크다"면서 "의혹을 조속히 해소하고 당면한 총선 준비에 매진하기 위해 이 문제에 관해 감사원 감사를 받기로 결정했다"고 부연했다. 즉, 선관위는 여권이 요구한 북한발 해킹 시도에 대한 논란에 대해서는 감사원의 감사 내용에 포함하지 않았다.

■즉각 규탄대회 연 與 "선관위는 헌법 위에 있나" 맹공


선관위가 이 같이 감사원 감사를 '부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국민의힘은 '반쪽자리 결정'이라고 비판하면서 즉각 소속의원을 국회 로텐더홀에 집결, 규탄대회를 열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대명천지에 상상할 수도 없는 '아빠찬스', '형님찬스', 근무지 세습, 공직 세습 등을 저질렀는데 하루 종일 논의해 나온 결과가 이건 받고 저건 안 받겠다는 것"이라며 "선관위는 헌법 위에 있고 법률 위에 있나"라고 질타했다.

김 대표는 선관위가 감사원 감사 범위 관련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겠다고 밝힌 것을 두고서도 "헌법재판소는 이미 정치재판소로 전락한 지 오래된 곳"이라며 "그런 데 기대서 자신들의 정치적 생명을 연장해보겠다고 하는 노태악 위원장과 선관위원들이야말로 가장 빨리 청산돼야 할 적폐"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선관위원 전원 사퇴는 말할 것도 없고, 전면적 감사원 감사가 즉시 실시돼야 한다"며 "만약 그것을 거부한다면 감사원법 위반죄로 고발당할 것"이라고 강하게 압박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도 선관위 결정을 놓고 "선관위가 보여준 태도는 자성도 없고 쇄신도 없는 국민 무시 그 자체"라면서 "선관위 지도부 전면 교체와 감사원 (전면)· 감사는 선관위 중립성 확보를 위해서라도 더 시급하게 이뤄져야 할 사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대출 정책위의장도 "선관위가 스스로 명예를 지킬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결국 걷어차 버렸다"며 "채용 비리만 감사를 받겠다는 건 아직도 민심을 읽지 못한 오만이고 오판이며 헌법에 대한 도전이고 국민 배반"이라고 거들었다.

강민국 수석대변인도 논평에서 "선관위가 국민 명령에 또다시 반쪽짜리 감사수용으로 국민을 기만했다"면서 "국민적 의혹이 너무 크다고 하면서 정작 선관위 감사 범위에 대해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는 것은 등 떠밀려 사죄하는 것으로 여전히 국민에 불복하는 모양새나 다름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면서도 선관위원 사퇴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으니 여전히 책임지지 않는 모습은 국민 분노만 더욱 키웠을 뿐"이라면서 "국민의힘은 집권여당으로서 무너져 가는 선관위를 두고 보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선관위 '감사원 감사 부분 수용'에 후폭풍 커진다
국민의힘 이양수 원내수석부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송기헌 원내수석부대표가 8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선관위 국정조사 실시 합의 내용 등에 대해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선관위 국정조사 '6월 임시국회'서 뇌관 부상


이에 감사원은 중앙선관위에 대해 신속하게 감사팀을 구성해서 감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히면서도 선관위의 '부분 감사 수용' 발표에 대해서는 "감사 범위는 감사원이 결정할 사안"이라고 일축했다. 여기에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과 합의한 '선관위 국정조사'에 앞서 선관위가 감사원 감사를 전면 수용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이는 6월 임시국회에서 새로운 뇌관으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국민의힘은 선관위 업무와 조직 전반을 외부 시각으로 점검하고 문제점을 바로잡으려면 여야가 정치적 공방을 벌이게 될 국정조사보다는 감사원 감사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선(先) 감사원 감사, 후(後) 국정조사' 주장을 내년 총선을 앞두고 선관위를 장악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즉, 민주당은 선관위에 대한 국정조사로 충분하다는 입장인 것이다.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가 "선관위에 문제가 있다면 여야가 합의한 대로 국정조사를 하고, 부족하면 수사를 하면 된다"면서 "감사원이 선관위에 대한 감사를 계속 주장하면, 민주당은 감사원에 대한 국정조사를 추진하겠다"라고 맞불을 놨다.

여야는 다음주 중에 선관위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하고 오는 21일 본회의에서 조사계획서 승인을 목표로 삼고 있지만 여야의 정치적 이해가 사실상 대립하고 있어 선관위 국정조사가 실제로 열리기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정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