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22일 새벽 부산 부산진구 서면 오피스텔 1층 복도에서 발생한 '부산 돌려차기' 사건과 관련해 가해 남성 A씨가 피해자를 발로 차고 있다.(남언호 법률사무소 빈센트 변호사 제공) ⓒ News1 노경민 기자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부산 중심가인 서면에서 일면식도 없는 20대 여성을 뒤따라가 무차별 폭행해 의식을 잃게 한 뒤 성폭행을 하려 한 이른바 '부산 돌려차기' 사건 항소심 판결이 12일 나온다.
부산고법 형사 2-1부(최환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 부산법원청사 301호에서 강간살인미수 혐의를 받는 피고인 A씨(31)에 대한 선고 공판을 진행할 예정이다.
A씨는 지난해 5월 22일 새벽 5시께 귀가하던 피해자 B씨(20대·여)를 10여 분간 쫓아간 뒤 부산진구의 한 오피스텔 1층 공동현관 복도에서 발차기로 쓰러뜨린 뒤 폐쇄회로(CC)TV 사각지대로 끌고가 강간을 시도한 혐의를 받는다.
이후 A씨는 B씨가 자신에게 뭐라고 하는 듯한 환청을 듣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A씨는 오피스텔 주민들이 범행을 목격할까 봐 B씨를 들고 CCTV 사각지대로 이동한 뒤 7분이 지나서야 건물 밖으로 나갔다. 이 때문에 항소심에선 사각지대에서 벌어진 7분간 행적을 밝히는 데 초점을 뒀고, 성범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B씨가 입고 있었던 의복에 대한 DNA 재감정이 이뤄졌다. 그 결과 B씨의 바지 안쪽 부분 3곳과 바지 바깥쪽 1곳, 카디건 1곳 등 5곳에서 A씨의 Y염색체 DNA가 검출됐다.
검찰은 DNA 검출 부위가 A씨가 바지를 벗겨냈을 때 접촉해 생겨났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혐의를 살인미수에서 강간살인미수로 변경했다.
사건 최초 목격자와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도 항소심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B씨의 바지가 골반까지 내려가 있었고 상의도 올라가 있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범행이 잔혹한데도 구치소 출소 이후 보복성 발언을 하는 등 전혀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어 사회로부터 장기간 격리가 필요하다"라며 징역 35년과 위치추적장치 부착, 보호관찰명령 20년을 구형했다.
한편 이날 재판부에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을 근거로 A씨에 대한 신상정보 공개 고지 명령을 내릴 지도 관심이 모인다.
A씨는 지난해 10월 1심에서 살인미수 혐의로 징역 12년을 선고받고 형이 무겁다는 이유로 항소했다.
이후 B씨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12년 뒤 저는 죽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재범 우려에 대한 호소글을 올린 것을 계기로 사건이 공론화하기 시작했다.
B씨는 A씨의 폭행으로 한때 오른쪽 다리가 마비되는 등 극심한 상해를 입었고, '해리성기억상실장애'로 사건 당시를 기억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지난해 3월 출소한 뒤 불과 2개월만에 돌려차기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B씨는 최근 CBS 라디오에 출연, A씨가 부산구치소에서 동료 수감자들에게 공공연히 보복을 언급하며 인적 사항을 외우고 있다면서 불안을 호소했다.
이에 법무부는 A에 대해 특별관리를 강화하고 보복 범죄 예방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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