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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관 시술 해도 아기 안 생긴 이유, 도쿄대가 찾았다

시험관 시술 해도 아기 안 생긴 이유, 도쿄대가 찾았다
【파이낸셜뉴스 도쿄=박소연 기자】 시험관 시술 등 각종 난임 시술에도 수정란 착상에 실패하는 이유를 도쿄대 연구진이 규명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2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도쿄대 히로타 야스시 준 교수 등 연구진은 불임의 대표 증상인 '착상 부전', 즉 수정란이 자궁에 착상하지 않는 현상이 에피게놈 구조 이상 때문이라고 봤다.

에피게놈은 '후성유전자'로도 불린다. 체내의 모든 활동에 관여하는 유전자의 기능이 억제되거나 활발해지는 원인이 에피게놈이다. 같은 유전자를 가진 일란성 쌍둥이라도 나이가 들면 외모가 바뀌거나 서로 다른 병에 걸린다. 에피게놈이 변화해서다.

연구진은 수정란이 착상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자궁 안쪽 벽 조직을 비교했다. 그 결과 착상하지 않은 사람은 'EZH2'라는 효소가 크게 적었다.

이 효소는 세포분열과 관련된 유전자의 기능을 '끄는' 역할을 담당한다. 효소가 없으면 유전자의 기능을 억제하지 못해 자궁벽 속에서 세포가 계속 늘어난다.

정상의 경우, 수정란이 자궁벽에 붙으면 주위 세포가 줄어야 하지만, 효소 부족으로 세포가 계속 늘어나 틈이 생기지 않는다. 수정란이 들어가지 않으면 착상이 어렵다.

이는 실험용 쥐를 통해서도 밝혀졌다. 일반 쥐는 한 번에 7마리가량을 임신했지만 EZH2가 적은 쥐는 2마리 정도밖에 임신하지 않았다.

연구진은 여러 번의 체외수정에도 임신이 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의 원인 진단과 치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착상 부전 진단은 명확한 기준이 없고 원인에 대해서도 알려지지 않고 있다. 상태가 좋은 배아 이식을 반복해도 임신이 잘 안되는 경우를 착상 부전으로 진단하고 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