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현지시간) 인도 동부 오리사주 발라소르 지역에서 여객열차 2대와 화물열차 1대가 충돌한 사고가 발생해 구조대원들이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2023.06.05. /사진=AP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지난 2일(현지시간) 인도 동부 오디샤주(州)에서 발생한 대규모 열차 탈선·충돌 사고의 사망자 대부분이 승차권 가격이 가장 싼 입석 객차에서 나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미국 일간지 뉴옥타임스(NYT)는 11일 “인도의 빈부격차 현실이 여실히 드러났다”고 평했다.
NYT의 이날 보도에 따르면 사망자 288명 중 대부분은 동북부 샬리마르에서 남부 첸나이로 가던 여객열차 코로만델 익스프레스에서 나왔다. 사망자는 그중에서도 기관실 바로 뒤에 붙어있는 입석 객차 3량에 집중된 것으로 전해졌다.
철도 당국자들은 현재까지 신원이 확인된 사망자 중 2명만 지정된 좌석의 승객이었다고 밝혔다. 나머지 사망자들은 모두 소위 '일반석'으로 불리는 입석 승객이었다.
사고 당시 입석 객차 3량에는 정원 제한과 일치하는 300명이 타고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NYT는 실제 탑승객 수는 이보다 훨씬 많았을 수 있다고 전했다.
입석 객차의 승차권은 약 5달러(약 6천원)로, 멀리 타지로 돈을 벌러 가는 노동자 등 빈곤층이 주로 이용한다. 객차에는 에어컨도, 지정된 좌석도 없으며 빼곡하게 들어찬 승객들이 장시간 선 채로 이동하곤 한다.
코로만델 익스프레스의 입석칸에 타고 있다가 목숨을 건진 라훌 쿠마르(28)는 “승객들은 모두 나처럼 가난한 사람들이었다. 일용직 노동자, (좌석이 지정된) 옆 칸 표를 사지 못하는 사람들이다”라고 말했다.
NYT는 하루 열차 승객이 2000만명에 이르는 인도에서 7명 중 6명이 이처럼 좌석을 예약하지 않는 입석 승차권을 이용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참사는 인도의 철도 인프라 부족이 빈곤층에게 더 큰 짐을 지우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한편 이번 사고는 샬리마르에서 첸나이를 향해 달리던 코로만델 익스프레스가 신호 오류로 정해진 선로에서 벗어나 주차돼 있던 화물열차와 충돌하면서 발생했다.
이 사고로 코로만델 익스프레스가 탈선하면서 여러 철로에 걸쳐 쓰러졌다.
이후 같은 시간 서부 벵갈루루에서 동북부 하우라로 가던 슈퍼패스트 익스프레스의 뒷부분과 2차로 충돌하면서 사고는 대형참사로 번졌다.
인도 당국은 이번 사고의 사망자를 288명에서 275명으로 수정했다가 다시 288명으로 바로잡았다. 사망자 중 약 80명의 신원이 아직 파악되지 않았으며 부상자는 1100명이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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