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금리 공시 하루 전까지 시름
우대금리 크다는 지적에 고민 커
기본금리 4%대 상향 방안 검토중
"가입자 수 상한 정해 쏠림 막아야"
'청년도약계좌' 최종금리 공시가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주요 시중은행들이 치열한 눈치 싸움 속에 적정 금리 수준을 선뜻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청년도약계좌 최종금리는 14일 은행연합회 홈페이지를 통해 공시될 예정이다.
13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기본금리를 올리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는 분위기다. 다만 구체적인 금리 조정을 어떻게 할지를 두고 각 은행의 눈치 싸움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 8일 최초 금리 공시 후 '은행별 우대금리 조건이 너무 까다롭다', '기본금리보다 우대금리 비중이 너무 크다' 등의 지적이 일면서 은행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5대 시중은행은 모두 최초 공시에서 기본금리 3.5%, 우대금리 2.5%를 제시해 6.0%로 동일한 최종금리를 내놨다.
일단 5대 시중은행은 현재 청년도약계좌의 기본금리를 4.0%대로 높이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특히 NH농협은행은 가장 높은 금리(6.5%)를 제시한 IBK기업은행과 같은 수준으로 금리를 높일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최초 공시했던 기본금리인 3.5%가 너무 낮다는 지적이 있어서 올릴 수 밖에 없는 분위기"라며 "다만 얼마나 올릴지 은행 간 눈치싸움이 치열한데 기본금리의 경우 4.0% 언저리에서 결정될 것 같다"고 전했다.
카드 결제 실적과 신규 상품 가입 등 우대금리 조건으로 내걸었던 은행들의 경우에도 조건을 완화시킬 전망이다.
다만 문재인 정부 당시 판매됐던 청년희망적금의 기본금리가 5.0%에 달했던 만큼 금융당국은 비슷한 수준을 기대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당시에는 시장금리가 더 낮았는데도 기본금리가 5.0%이었다"며 불편한 심경을 내비쳤다.
특정은행으로의 쏠림현상을 방지하기 위한 대안도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은 최고금리를 주는 은행으로 가입자가 몰릴 것에 대비한 '가입자 수 상한'을 요청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비슷한 성격의 청년희망적금 판매 당시 확인된 것처럼, 불과 0.1∼0.2%p라도 더 주는 은행으로 가입자가 몰려 결국 해당 은행은 최대 수천억원 규모의 손해를 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당초 청년도약계좌 금리 산정을 자율에 맡기겠다고 했던 금융당국이 최초금리 공시 후 은행에 대한 쓴소리를 쏟아내자 은행권도 부담감을 토로하고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그동안 은행들은 정부의 계속되는 상생요청에도 최대한 응해왔다"며 "이번에도 역마진을 감수하고 최대한 감내할 수 있는 금리를 내놓은 것"이라며 서운함을 내비쳤다. 또다른 은행 관계자도 "상품을 출시하면서 최초금리, 최종금리 이렇게 공시하는 건 초유의 일로 사실상 당국에서 금리를 정해주겠다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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