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비뼈가 드러날 정도로 삐쩍 마른 사자. 사진=김해시청 홈페이지 ‘시장에게 바란다’
[파이낸셜뉴스] 경남 김해시 유하동에 위치한 한 동물원에서 최근 사육 동물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며 폐쇄해야 한다는 시민들의 민원이 쏟아지고 있다.
경남 김해시청 홈페이지 ‘김해시장에 바란다’에는 이달 들어 해당 동물원의 동물학대를 지적하는 글이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
글을 올린 시민들은 제대로 돌봄을 받지 못해 갈비뼈가 앙상한 사자의 사진과 함께 청소 등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좁고 낡은 열악한 시설 등을 지적하며 동물원 폐쇄까지 요구하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시는 13일 다량민원답변 게시판을 통해 “동물원에 이전 또는 폐쇄 등을 검토하도록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는 “경영악화 등으로 사육환경 및 관리상태가 좋지 못한 해당 동물원의 동물 건강을 우려해 위촉 수의사와 함께 매월 지도 점검을 하고 있다”면서 “최근 점검에서도 동물 건강에 특별한 이상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다만 “나이 많은 수사자(약 20년) 등 일부 노쇠한 동물이 마르고 좁은 우리에 갇혀있어 관람객들이 걱정하고 있다”면서 “해당 동물원이 동물복지와 시민 눈높이에 맞도록 시설을 개선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여 동물원 측에 이전 또는 폐쇄 등을 검토하도록 요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사유재산인 민간 동물원에 대해 시가 강제 폐쇄 등의 처분은 할 수 없다”면서 “해당 동물원이 아무런 대안 없이 폐업할 경우, 동물 안전에 상당한 문제가 뒤따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시는 “동물원 측이 동물원 지속 운영 가능 여부를 빠른 시일 내 결정토록 촉구하고, 동물 안전을 위한 전문가의 건강 진단은 계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털 관리가 되지 않은 양. 사진=김해시청 '시장에게 바란다' 게시판
한편 2013년 문을 연 이 동물원은 실내외에서 사자, 호랑이, 원숭이 등 30여종 100여 마리의 동물을 사육한다.
경남에서 유일한 민간동물원으로 김해시와 인근 창원시를 중심으로 아이들이 딸린 가족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2020∼2022년 사이 코로나19로 입장객이 급감하는 등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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