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성이라는 성별을 이용해 고속 승진
- 권력 맛을 본 뒤 '부패'의 길로 접어들어
- 징역 10년 6개월, 공직과 당적 박탈
중국 인터넷 캡처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여성이라는 성별을 이용해 권력 주변까지 오른 뒤 부패를 일삼고, 10여명의 젊은 남성에게 용돈을 주며 성관계를 즐겼던 중국의 여성 고위 관리 사건이 뒤늦게 주목을 받고 있다.
14일 왕이(网易) 등 매체와 대만 자유시보에 따르면 푸젠성 난핑시의 주렌슈 전 부시장(59)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난핑시의 현급시인 사오우시 교외 한마을에서 선전원으로 일하며 사회에 첫 발을 내디뎠다.
공무원이 된 후 그녀는 곧바로 주변 지도자에게 구애하기 시작했다. 권력에 대한 갈망으로 자신을 도와주고 출세시켜줄 수 있는 지도자라면 누구에게라도 손을 내밀었다고 매체는 전했다.
주 부시장의 의도대로 앞길은 탄탄대로였다. 평범한 선전원이 2003년 쑹시현 부서기 겸 기율검사위원회 서기로 임명됐으며 3년 뒤에는 현의 수장 자리에 올랐다.
권력의 맛은 달콤했다. 많은 사업가들이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 찾아왔다. 명품 가방을 건넸고, 경비 전액을 부담하며 그녀에게 가족 여행도 보내줬다. 이즈음 대출 업에도 손을 댔다. 이자가 40%가 넘었어도 돈을 빌려 가는 사람들은 넘쳐났다. 급전이 필요해서가 아니라 대출 이자를 일종의 ‘뇌물’로 사용했다.
매체는 “더 많은 권력을 얻기 위해 점점 미쳐갔다”고 평가했다. 자신과 고위직들의 관계를 견디지 못한 남편이 이혼을 요구하자, 이를 받아들인 뒤부터 본격적인 타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밤새도록 도박판을 벌였으며, 십여명의 샤오셴로우(小鲜肉, 12-25세 사이의 젊고 잘생긴 남성)를 곁에 두고 밤을 즐겼다. 샤오셴로우에겐 용돈을 줬다. 이들 중 5명은 현직 군인이었다.
2016년엔 난핑시 부시장으로 승진했다. 이후 더욱 거리낌 없이 사업가들로부터 도박 등의 방법으로 돈을 뜯었다. 매체는 “십여명의 샤오셴로우는 그녀 뒤에서 돈을 쓰기를 기다렸다”고 설명했다.
그녀의 화려한 삶은 2021년 고발장이 기율위와 감찰부서에 접수되면서 막을 내렸다.
내사에 착수한 사정 당국은 그녀의 사생활에 혀를 내둘렀다고 매체는 밝혔다.
드러난 뇌물수수·횡령 금액만 2000만위안(약 36억원)이 넘었다. 중국 법원은 지난해 8월 뇌물수수, 횡령,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그녀에게 징역 10년 6개월을 선고하고 공직과 당적을 박탈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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