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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마카랏" 외치는 일본사람들… ‘매운라면’ 새 카테고리 생겼다

농심은 어떻게 성공했나
‘농심재팬’ 설립하며 판매망 확보
푸드트럭 주요 도시 누비며 시식
신라면의 날 제정해 다양한 이벤트

"우마카랏" 외치는 일본사람들… ‘매운라면’ 새 카테고리 생겼다
14일 도쿄 신주쿠의 한 대형마트 인스턴트 라면 코너에서 한 소비자가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진열대 가장 메인 자리에는 신라면과 붉닭볶음면 등 한국 라면이 배치돼 있고, 아래 쪽에는 신라면 묶음 패키지가 쌓여 있다. 사진=김경민 도쿄특파원
라면의 종주국인 일본에서 농심은 '한국의 매운맛'을 담은 신라면으로 독보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이제 일본에서 신라면은 '우마카랏(うまからっ)!' 즉 "맛있게 맵다"는 라면으로 불리며 매운맛 라면의 강자로 자리잡았다.

14일 농심에 따르면 농심이 일본에 처음 진출한 것은 1981년 도쿄사무소를 설립하면서다. 이후 도쿄, 오사카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대리점을 통해 수출을 하던 농심은 2002년 판매법인인 '농심재팬'을 설립하며 일본시장에 본격 진출을 나섰다. 진출 초기 농심은 우선 판매망을 확보하는데 주력을 기울였고, 이후 시식 판촉 활동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전략을 세웠다. 농심이 일본진출 초기부터 구축해온 전국적인 판매망은 일본에서 신라면의 브랜드 파워를 인정받는 밑거름이 됐다.

수많은 제품이 새롭게 출시되고 경쟁하는 일본 라면시장에선 제품이 일단 한번 매대에서 퇴출되면 다시 입점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지난 몇 년간 수많은 해외제품이 판매부진으로 매대에서 사라졌지만, 신라면은 그 자리를 꿋꿋하게 지키고 있다. 신라면은 한국식품 대표브랜드로 자리잡아 일본에서 한국인의 매운맛을 알리는 식품외교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신라면은 인스턴트라면의 종주국인 일본 어디서든 만나볼 수 있는 해외라면 중 하나"라며 "한국의 매운맛을 즐기는 소비자에게 꾸준히 사랑받는 브랜드로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농심 일본법인이 가파른 성장세을 보였던 2010년대, 농심은 신라면의 날 이벤트, 신라면 키친카 운영 등 다양한 홍보·마케팅 활동을 통해 일본 소비자에게 신 브랜드를 알리는 활동에 주력했다.

농심은 2010년부터 4월 10일을 신라면의 날로 제정하고 14년째 다양한 프로모션 행사를 펼쳐오고 있다. 일본어로 숫자 4의 영어식 발음과 10의 일본어 발음을 합치면 '맵다'를 의미하는 'Hot(ホット)'와 발음이 비슷하다는데 착안한 '데이 마케팅'의 하나다.

신라면 키친카는 신라면을 직접 맛볼 수 있도록 하는 '푸드트럭'으로 2013년부터 2019년까지 운행됐다. 신라면 키친카는 매년 봄·가을에 걸친 7개월간 일본 내 주요 도시를 누비며 신라면 시식행사를 통해 한국의 매운 맛을 알려왔다.

최근 농심은 신라면을 비롯한 농심의 스테디셀러를 중심으로 일본시장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유지하고 있다. 과거 농심의 브랜드를 공격적으로 알리는 마케팅 활동에 집중했다면 최근에는 공고해진 브랜드 파워를 기반으로 일본 소비자들의 생활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형태의 마케팅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농심은 일본 대형 외식업체와의 콜라보레이션 메뉴 출시, 일본 유명 장난감 제조업체 '반다이'와의 농심 제품 미니어처 굿즈 출시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올해도 일본의 유명 음료제조업체 이토엔과 협업한 '마시는 후루루 냉면', 만우절 에디션 '맵지 않은 신라면' 등을 출시하며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농심 일본법인은 신라면 브랜드의 라인업 확장, 신라면 외 파워브랜드의 인지도 향상을 위한 마케팅 활동 및 편의점 채널 등 주요 채널 제품 입점 확대 등을 통해 일본시장에서의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농심 관계자는 "라면의 종주국이자 수많은 라면 브랜드가 경쟁하는 일본 라면시장에서 한국의 라면 브랜드가 뿌리내린다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면서 "올해 더욱 적극적으로 홍보·마케팅 활동을 펼쳐 일본 라면시장에서 영역을 확고히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