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너무 낮다" 당국 지적 수용
최고 금리 6.5%→6.0%로 하향
예적금보다 높아 '역마진' 우려
5년 모으면 5000만원 목돈 마련
지난 1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청년도약계좌 협약식에서 김주현 금융위원장(오른쪽 두번째)이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년을 위한 목돈 마련 상품인 '청년도약계좌' 금리를 둔 금융당국과 은행권 간의 줄다리기가 결국 참여은행 11곳 모두 최고금리를 6%로 맞추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기본금리 비중이 높아졌지만 당초 연 6.5%를 제시했던 IBK기업은행도 우대금리를 1.5%에서 1.0%로 낮추며 모두 키가 똑같아졌다.
■6%로 키 맞추기
14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이번 청년도약계좌 참여은행 11곳은 모두 최고 연 6%의 금리를 공시했다. 지난 1차 금리 공시 때 대체로 3.5%에 포진해 있던 기본금리가 3.8~4.5% 수준으로 상향조정되고 은행별 우대금리는 1.0~1.7% 수준으로 낮아졌다.
구체적으로 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과 IBK기업은행이 4.5%로 가장 높은 기본금리를 제시했다. 여기에 우대금리 1.5%(소득 우대금리 0.5%+은행별 우대금리 1.0%)로 금리 구성이 동일했다. 5대 시중은행은 1차 금리에 비해 기본금리는 1.0%p 올리는 한편 은행별 우대금리를 1.0%p 내렸다. IBK기업은행은 은행별 우대금리를 0.5%p 줄였다.
지방은행 가운데 대구·부산·경남은행은 기본금리 4.0%에 은행별 우대금리 1.5%를 주기로 했다. 광주·전북은행은 기본금리가 3.8%로 가장 낮지만 은행별 우대금리로는 가장 높은 1.7%를 제시했다. 대부분 당초 제시했던 금리에 비해 기본금리를 0.3~0.5%p 높이고 은행별 우대금리는 0.2~0.5%p 내린 모습이었다.
SC제일은행은 내년 1월부터 청년도약계좌를 취급할 예정이다.
■은행 '팔 비틀기' 여진 지속
이에 '청년도약계좌'는 당초 취지에 한발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됐다. "금리가 너무 낮다"는 금융당국 지적을 적극 수용한 것이다. 최고금리는 6% 수준이었으나 낮은 기본금리 비중, 까다로운 우대금리 조건 등으로 문턱이 높다는 지적이었다. 실제 13일 오후 금융당국은 서민금융진흥원에서 5대 은행 및 IBK기업은행 부행장급 임원들과 회의를 열어 '기본금리 4.5%'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기본금리를 4.5%로 맞췄고 최고금리도 모두 같아졌다.
은행들이 일률적으로 같은 최고금리를 제시한 것은 '은행 쏠림'을 우려한 결과다. 앞서 은행들은 일부 은행이 다른 곳보다 높은 금리를 제시하면 가입자가 몰릴 수 있다며 은행별 '캡'을 씌우자는 의견을 내왔지만 당국은 금리가 유사할 경우 시장점유율만큼 신청자가 분산될 것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더 높은 금리를 부담하기로 하면서 '역마진'에 대한 은행권 우려는 여전한 상황이다. 최근 은행 정기 예·적금 금리가 연 2~3%대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청년도약계좌에 기대되는 금리는 그 두 배에 이르기 때문이다.
한편 청년도약계좌 신청은 15일 시작된다. 연소득 7500만원 이하, 가구소득 중위 180% 이하인 만 19~34세 청년은 5년 동안 매월 최대 70만원을 저축해 5000만원 안팎의 자산을 만들 수 있다.
정부보조금에 비과세 혜택 등이 더해진다. 첫 5영업일 동안 출생연도 끝자리에 따라 5부제로 신청을 받고 22~23일에는 출생연도와 관계없이 가입 신청이 가능하다. 내달부터는 매달 첫 2주 동안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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