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사진=뉴시스 DB) 2021.01.12. photo@newsis.com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지난 2009년 이른바 '옥쇄파업'을 벌인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을 지원한 전국금속노동조합에 33억여원을 배상하도록 한 것은 과도하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15일 쌍용자동차가 금속노조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33억1140만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쌍용자동차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로 인한 회생절차에 돌입하면서 구조조정 계획을 마련했는데, 당시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조합원들은 이에 불복해 수개월 간 공장에서 점거 파업을 벌였다. 2009년 5월 22일 총파업에 들어간 노조는 쌍용차 평택시 본사 공장을 봉쇄하고 77일간 파업을 이어갔다. 당시 노조원들은 구조조정이 생존의 위협이라고 보고 '죽음을 각오한 파업'이라 밝히면서 '옥쇄파업'으로 불리기도 했다.
이 기간 동안 쌍용차 공장은 전면적으로 중단됐다. 이에 따라 노조의 불법 점거 농성으로 쌍용차는 막대한 손해를 입었다며 금속노조를 상대로 100억원대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1심과 2심은 노조의 이같은 파업으로 쌍용차가 피해를 입었다고 판단, 금속노조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1심은 "이 사건은 목적 및 수단에 있어 정당성을 갖추지 못한 쟁의행위로 위법하다"며 33억114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2심 역시 1심 판단을 유지했다. 2심은 "이 사건 옥쇄파업으로 인한 쌍용차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며 "다만 제반 사정 상 피고의 책임을 쌍용차가 입은 손해액의 60%로 제한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했다.
대법원도 "옥쇄파업은 정당성의 한계를 벗어났다"며 손해배상 책임은 인정했지만, 하급심이 산정한 손해배상 책임액에 대해서는 판단을 달리했다.
쌍용차는 2009년 12월경 파업 복귀자들에게 18억8200만원을 지급했는데, 이는 파업과 상당한 인과관계에 있는 손해라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 대법원 판단이다.
위법행위로 인한 배상액 범위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손해로 한정되며 이 인과관계의 존재는 피해자가 증명 책임을 부담한다는 것이 기존 판례다.
즉, 옥쇄파업 기간 동안 근로를 제공하지 않은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할 의무는 없음에도 쌍용차 자체 판단에 따라 이를 지급했고, 이 금액의 지급 근거나 이유 등에 대한 객관적 자료도 제출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대법원은 "쌍용차는 이 사건 옥쇄파업 이후 자신의 경영상 판단에 따라 이 사건 금원을 지급한 것에 불과하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며 "이 사건 옥쇄파업으로 인해 원고가 입은 손해의 원상회복이나 후속 손해의 방지 등을 위해 통상적으로 지출한 비용이라고 보기도 어렵다"고 봤다.
대법원은 "원고가 이 점거파업이 종료된 지 수 개월 후 파업 복귀자들에게 지급한 18억 8200만 원도 손해로 인정한 부분에는 잘못이 있다"며 파기환송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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