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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취임100일, '시스템 공천·서진정책' 투트랙으로 총선승리 겨냥한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15일 취임 100일 맞아
기자 간담회 실시... "과반 의석 확보로 내년 총선 승리"
호남 고리로 수도권 공략하는 '서진 정책'과
대표가 직접 나선 정책 주도권 '투트랙'으로 총선 겨냥
다만, 연포탕 등 당내 비주류 목소리 담는 데에는 비판적 목소리도

金 취임100일, '시스템 공천·서진정책' 투트랙으로 총선승리 겨냥한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15일 오전 국회에서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5일 취임 100일을 맞아 내년 총선 승리를 토대로 과반 의석을 차지하겠다며 구체적인 총선 로드맵을 내놨다. 이는 원내 1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양곡관리법 등 민생과 관련된 주요 법안을 여야 합의없이 강행 처리하고,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는 등 야당의 입법권력에 국정운영이 휘둘리고 있다는 자성에서 비롯됐다.

김 대표는 또 전국 정당화의 기치를 실현하기 위해 정치적 불모지인 '호남 껴안기'를 통해 명실상부한 집권 여당의 면모를 갖추겠다는 이른바 '서진정책' 좌표도 제시했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년 총선의 시대정신을 '완벽한 비정상의 정상화'라고 강조하며, 능력 중심의 공천으로 내년 총선에서 과반 이상을 획득해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를 위해 당헌,당규에 의한 시스템 공천을 확립하고 투명성과 공정성 확보, 공천과정에 사심 개입이 배제되도록 할 방침이다.

김 대표는 "국민의힘은 실력 있고 유능한 정당이라는 사실을 결과로써 확실히 보여드리겠다"며 "은근하고 끈기 있게 차근차근 숙성시키면서 좋은 맛과 향을 내는 '와인 정치'를 추구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대선에서 정권교체에 성공한 만큼 집권 2년차를 맞은 윤석열 정부의 성공적인 국정운영을 뒷받침하기 위해선 총선에서 과반의석 이상을 획득해 정부의 개혁 ·정책에 드라이브가 걸릴 수 있도록 입법적 지원을 다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김 대표가 "국민의힘은 오직 민생과 국익 관점에서 정책을 추진하겠다. 노동, 연금, 교육 3대 개혁 등 나라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가야 할 올바른 길은 흔들림 없이 결연히 나아가겠다"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면서 총선 승리를 위한 '필요조건'으로 당 지도부나 중진급 의원들의 불출마 결단이나 험지 출마 가능성이 있음도 내비쳤다. 김 대표는 "가장 유효 적절한 시기에 우리의 선택과 판단을 국민에게 알릴 것"이라고 말해 총선에 임박해 총선 승수를 높이기 위한 고육책으로, 중진급 '백의종군' 선언을 비롯해 젊은 인재 영입, 당 조직의 고강도 쇄신 등 파격적 개혁안을 내놓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 대표는 취임 100일을 당의 안정화에 방점을 찍었다면 앞으로는 외연확장에 공을 들이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간 지지받지 못했던 세대, 지역에서도 우리의 진정성이 전달되도록 더욱 매진하겠다"며 "우리 당의 취약지역, 취약세대, 취약계층을 위한 정책과 예산을 보다 각별하게 챙기고, 더 자주 만나 뵙고 허심탄회한 바닥 민심을 듣겠다"고도 했다.

김 대표는 그동안 호남민심 다독이기에 공을 들여왔다.

전주 현장 최고위·전주을 보궐선거 지원 유세·광주 현장 최고위에 이어 지난 14일 광주를 방문해 네번째 호남일정을 소화했다. 특히 지역 민원 창구인 '예산정책협의회'에 직접 참석할 정도로 호남 껴안기를 향한 진정성 보이기에 주력했다는 평이다. 윤 대통령 역시 지역균형발전과 호남 발전 지원을 천명한 만큼 예산과 정책에서 프리미엄을 갖고 있는 여당의 대표가 측면 지원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 취임 후 지역 방문 및 정책 간담회, 당정 협의회 횟수가 눈에 띄게 증가한 것도 민생우선주의가 여당의 제1과제임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일각에선 김 대표의 정책 주도권 잡기에 대해 여전히 아쉬움을 드러내 숙제로 남았다. 취임 초 김재원·태영호 전 최고위원 등의 실언 논란으로 잠시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지만, 특유의 친화력과 돌파력으로 '소통 리더십'을 발휘해 최근 안정감을 되찾은 모양새지만 이렇다할 '김기현표' 대표정책이 거의 없다는 지적이다.
이와함께 젊은 층을 중심으로 답보상태에 있는 당 지지율과 국정운영의 삼각축인 당·정·대통령실간 관계에서 확실한 주도권을 잡아야 하는 것도 풀어야할 과제라는 의견이 많다. 당 관계자는 "기억에 남는 정책이 없었다. 민생정치가 아닌 것이 어딨나, 민생정치는 어젠더가 될 수 없다"며 "정치개혁이나 국회개혁, 정당개혁 등에 대한 어젠다를 끌고 가줬으면 하는데 그게 아쉽다"고 전했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