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이하 연락사무소) 폭파에 대해 정부가 국내 법원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통일부는 16일 기준으로 완성되는 연락사무소 폭파의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3년)를 중단하고 국가채권을 보전하기 위해 북한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장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14일 오후 2시 제출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2020년 6월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장면.
정부가 2020년 6월 북한의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연락사무소) 폭파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14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냈다. 통일부는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3년)가 완성되는 것을 중단시키고, 국가채권을 보전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연락사무소는 2007년 12월 준공 당시 '북한에 위치한 최초의 우리 정부청사'라는 의미가 부여됐다. 폭파로 입은 손해액은 모두 477억원이다.
소장에 원고는 대한민국, 피고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으로 각각 기재됐으나 북한을 국가로 인정한다는 건 아니라는 게 통일부의 설명이다.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는 헌법 3조에 따라 북한도 엄연히 우리 영토이기 때문이다. 또 남북기본합의서와 남북관계발전법에도 국가 대 국가 관계가 아니라고 명시돼 있다.
소송의 실익은 기대하기 어렵다. 승소할 가능성이 크다고 하나 손해배상을 강제집행할 수 있는 수단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남한에 있는 북한 자산·채권을 압류해 손해액을 받아내는 방안이 제시된다. 북한으로부터 저작권을 위임받아 저작권료를 법원에 공탁 중인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을 활용하는 것이다. 20억원 수준의 공탁금 액수가 작고, 유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이 잇따라 나온 게 문제다.
정부 차원의 북한 당국에 대한 첫 소송 제기라는 의미와 함께 손해배상 청구권이 소멸하는 것을 막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했다. 또 북한이 금강산 등 해외관광 주요 사업권을 중국에 넘겼다는 보도(파이낸셜뉴스 2023년 6월 15일자 1면)까지 나와 더 이상 시간을 끌거나 유화적 자세를 취하기 어려운 점도 작용했다. 이권을 넘긴 이 위원회의 책임자는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다.
영국 BBC는 식량이 없어서 이웃이 굶어죽었다는 북한 주민의 비밀인터뷰를 14일 보도했다. 한동안 뜸하던 '장마당 꽃제비'(시장 노숙 아동)가 다시 나타났다.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이후 최악의 상황임을 엿보게 한다. 이 와중에 지난 한 해 동안 5억달러(약 6375억원) 넘는 돈을 들여 탄도미사일 63발을 발사했다. 이번 손배소는 국민이 굶어 죽는데도 아랑곳 않는 무모한 북한 정권과의 관계를 재정립하기 위한 시의적절한 대북 메시지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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