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행지표인 MLF금리 0.1%p ↓
美 동결에 금리격차 부담도 줄어
중국 장쑤성 난징의 한 은행에서 행원이 지폐를 세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15일 경기둔화 지속 우려에 정책금리인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기존 2.75%에서 2.65%로 0.1%p 인하했다. AF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베이징=정지우 특파원】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경기둔화 지속 우려에 정책금리인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인하했다. 이로써 오는 20일 발표하는 사실상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도 내려갈 가능성이 커졌다.
인민은행은 15일 홈페이지를 통해 1년 만기 MLF 금리를 종전 2.75%에서 2.65%로 0.10%p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MLF는 인민은행이 시중 은행을 상대로 자금을 빌려주는 제도다. 인민은행은 이를 통해 유동성 총량과 금리를 조절할 수 있다.
MLF를 통한 공개시장조작으로 공급되는 자금은 2370억위안(약 42조2500억원)이다. 인민은행이 MLF 금리에 손을 댄 것은 지난해 8월 이후 10개월 만이다. 인민은행은 또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을 통해 20억위안(약 3566억원)의 유동성을 공급했다.
인민은행이 MLF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은 이미 제기됐다. 인민은행은 지난 13일 7일물 역레포 금리를 종전 2.00%에서 1.90%로 0.10%p 낮췄다. 이 단기 정책금리가 내려간 것은 2022년 9월 이후 처음이다.
시장은 이를 '경제회복이 시급한 상황에서 시장에 보내는 분명한 메시지'로 해석했다.
광다증권의 가오루이둥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두 달 연속 기준점인 50 이하로 떨어지고 물가는 계속 낮으며 수출 증가세는 둔화되는 등 대내외 수요가 모두 부진하다"면서 "시장 주체의 기대치를 안정시키는 것이 시급하다"고 평가했다.
중국 신용평가기관 둥팡진청의 왕칭 수석이코노미스트도 "2·4분기 이후 경제회복세가 꾸준히 약화되고 부동산 시장도 다시 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안정적 성장정책이 적시에 추진돼야 한다"고 진단했다.
중국의 6대 국유은행들이 지난 8일부터 위안화 예금 공시금리를 0.25%에서 0.2%로 0.05%p 내린 것도 금리하락의 여지를 열어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6월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도 중국의 금리인하에 무게를 싣고 있다. 중국 입장에선 미국과 금리 격차가 벌어질수록 자본유출 등 부작용이 뒤따르지만 이러한 부담이 줄었다는 취지다.
"다양한 통화정책 도구를 종합적으로 사용해 합리적이고 풍부한 유동성을 유지하겠다"는 이강 인민은행 총재의 최근 발언도 금리인하의 사전 예고로 시장은 이해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오는 20일 LPR 금리도 인하될 것으로 예상된다.
MLF는 LPR의 선행지표로 알려져 있다. 시장은 1년 만기 LPR(기업의 단기 유동성 대출이나 소비자 대출 기준금리)은 0.05~0.1%p, 5년 만기 LPR(주택담보대출에 영향을 미치는 중장기 기준금리)은 0.15%p 내려갈 것으로 보고 있다.
자오렌금융의 둥시먀오 금융수석연구원은 "MLF 금리가 인하되면 은행의 자금조달 비용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작년 9월 이후 여러 차례의 예금금리 인하와 겹쳐 은행 부채비용이 하락한 만큼 이달 1년 만기 LPR 금리는 0.05~0.1%p 내려가고 5년 만기는 더 인하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jjw@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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