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FOX 13 Seattle 유튜브 영상 캡처
[파이낸셜뉴스] 30대 한국인 부부가 미국 시애틀 도심 한복판에서 총에 맞아 부인과 부인의 뱃속에 있던 아기가 사망했다.
14일(현지시간) 시애틀타임스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11시쯤 한 남성이 시애틀 벨타운에 정차해 있던 차량에 다가가 여러 차례 총격을 가했다. 총격으로 차에 타고 있던 임신 8개월째인 여성 A씨(34)가 숨졌다.
의료진은 A씨를 인근 병원으로 옮겨 응급 분만을 시행했지만, 태아도 곧 숨졌다. 함께 차에 탑승했던 남편 B씨(37)는 팔에 총상을 입었다.
용의자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장 인근에서 체포됐다. 이 남성은 경찰이 다가가자 팔을 들고 “내가 했다(I did it)”라는 말을 반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서는 반자동 권총이 발견됐다. 이 남성은 현재 살인, 폭행 및 불법 총기 소지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용의자는 사건 전 피해자 부부와 아무런 접촉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경찰에 “(피해자) 차에서 총을 봐서 총을 쐈다”고 진술했지만 현장 CCTV 영상 확인 결과,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CCTV 영상에는 용의자가 팔을 바깥쪽으로 뻗은 채 피해자 차량의 운전석으로 달려가는 모습이 보이고, 용의자가 달려가는 동안 총에서 연기가 나고 차량 유리창이 깨지는 장면이 담겼다.
시애틀 경찰은 증오범죄 여부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는데, ‘묻지마 범행’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된다.
지역 한인 사회는 이번 사건으로 큰 충격에 빠졌다. A씨 부부에게는 3살 난 아들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현장 근처에서 일하는 한 경비원은 “너무 끔찍했다”며 “서너 발의 총소리를 들었고 한 남성이 크고 긴 총을 들고 달리는 것을 봤다”고 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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