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미국의 유명 맥주회사 앤하이저부시가 자사 제품인 '버드라이트'에 유명 트랜스젠더 배우 딜런 멀바니(26)의 얼굴을 그려 넣었다가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사진은 개인 소셜미디어에서 맥주를 마시고 있는 딜런 멀바니와 그가 공개한 얼굴이 그려진 맥주캔. (사진=딜런 멀바니 인스타그램 갈무리) 2023.05.12.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미국에서 맥주 브랜드 '버드 라이트'가 이른바 '트랜스젠더 협찬 논란'으로 불매 운동 직격탄을 맞으면서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빼앗겼다. 무려 22년만이다.
AP통신 등 외신들은 14일(현지시간) 닐슨 데이터의 분석 결과를 토대로 이같이 보도했다.
버드 라이트는 지난 3일까지 한 달간 식료품, 편의점, 주류판매점 등에서 판매된 맥주 가운데 7.3%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멕시코 맥주인 '모델로 스페셜'의 매출 점유율은 8.4%를 기록해 버드 라이트를 앞질렀다.
버드 라이트는 2001년부터 미국 맥주 시장에서 1위를 지켜왔다. 하지만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을 한 틱톡(TikTok) 인플루언서에 버드 라이트를 협찬했다. 버드 라이트의 제조사 앤하이저부시(AB)는 지난 4월 트랜스젠더 틱톡 인플루언서 딜런 멀바니의 팟캐스트 1주년을 축하하며 그의 얼굴을 넣어 특별 제작한 버드 라이트 캔을 선물로 보내기도 했다. 멀바니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이를 자랑했고 이를 알게 된 보수 성향의 소비자들이 반발해 구매 보이콧에 나섰다.
일부 극성스러운 고객들은 건설 장비나 총기로 버드라이트의 캔을 부수는 모습을 SNS에 올렸다. 또 멀바니의 얼굴이 그려진 캔은 대중에게 판매된 적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펍 등에서는 버드라이트를 주문하는 고객에게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이에 북미 사업부 최고경영자(CEO) 브렌든 위트워스는 성명을 내고 "우리는 맥주 한 잔으로 사람들을 모을 뿐 사람들을 분열시킬 생각이 없었다"라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러한 해명이 또 다른 화를 불렀다. 진보 소비자들이 버드 라이트가 트랜스젠더 인플루언서 방어에 나서지 않는다고 비판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버드 라이트 매출 감소는 계속됐다.
하지만 연간 기준으로는 버드 라이트가 올해도 1위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버드 라이트는 여전히 올해 1~5월 기준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맥주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초부터 현재까지 버드 라이트의 시장 점유율은 9%로 모델로 스페셜(8%)보다 아직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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