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SPIEF)에서 연설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중동, 아프리카, 아시아 등의 친러 국가들이 참석한 이날 포럼에서 우크라이나 북쪽 접경국인 벨라루스에 전술 핵탄두를 보냈다고 밝혔다. 로이터뉴스1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6일(이하 현지시간) 벨라루스에 전술 핵탄두를 보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이와 비슷한 전술 핵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쓸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푸틴은 침공 1년이 넘어가는 지금 그럴 "필요성은 없다"고 단서를 달았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푸틴은 이날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SPIEF) 컨퍼런스에서 이같이 밝혔다.
핵 탄두가 벨라루스도 이동한 것이 확인되면 이는 소련 붕괴 이후 러시아 핵 무기가 외국으로 넘어간 첫 사례가 된다. 벨라루스로 전술 핵 탄두를 넘기더라도 통제권은 러시아가 갖는다. 핵 탄두는 소련시절 만들어졌다가 수리를 거친 저장시설에 보관된다.
푸틴은 이날 컨퍼런스에서 규모는 밝히지 않은 채 벨라루스에 전술 핵탄두를 보냈다면서 핵 탄두 이송이 올 여름이나 연말께 마무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배낭 핵폭탄'이라고도 부르는 전술 핵무기는 일반적인 거대한 덩치의 전략 핵무기보다 작고 살상 반경도 작아 전투에 활용될 수 있다.
다만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최근 벨라루스에 배치될 전술 핵탄두가 2차 대전 중 미국이 일본에 투하한 핵폭탄보다 3배는 더 강력하다고 말한 바 있다.
푸틴은 미국 역시 유럽에 핵 무기를 배치하고 있다면서 러시아가 벨라루스에 핵무기를 배치하는 것 역시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번에는 푸틴이 핵탄두를 벨라루스에 보냈다고 밝히기는 했지만 러시아나 벨라루스 모두 3월에 이같은 계획을 발표한 이후 핵무기가 운반되고 있다는 그 어떤 증거도 공개한 적이 없다.
전술 핵탄두 배치 카드는 푸틴이 지난해 가을 처음 꺼냈지만 긴장만 고조될 뿐 행동으로 옮겨진 적은 없다.
서방은 물론이고 동맹도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영국, 프랑스 등은 우크라이나를 핵으로 공격할 경우 재래식 무기로 러시아에 보복하겠다고 위협했고, 러시아 동맹인 중국 역시 핵무기 사용은 용인할 수 없다고 거듭 강조해왔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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