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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주 고평가됐다(?)"...벤처캐피털, 자본조달 난관

[파이낸셜뉴스]
"기술주 고평가됐다(?)"...벤처캐피털, 자본조달 난관
저평가된 기술 스타트업에 주로 투자하는 유명 투자회사 타이거글로벌을 비롯해 미 벤처캐피털의 자본 모집이 심각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투자자들이 기술주를 중심으로 한 주식시장 상승세 속에서도 기술주가 고평가 돼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로이터뉴스1


올들어 대형 기술주들이 큰 폭으로 오르며 뉴욕 증시를 견인한 가운데 투자자들은 기술주 고평가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6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기술주에 투자하는 대표적인 투자회사 타이거글로벌의 사모펀드 모집이 목표한 액수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타이거는 지난해 10월 저평가됐다고 판단하는 기술주에 투자하기 위한 16번째 사모펀드를 만들기로 하고 60억달러를 목표로 자본 모집에 들어갔다. 그러나 모집 8개월 만에 고작 20억달러를 마련하는데 그쳤다.

운용자산규모 600억달러의 타이거는 이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공시에서 앞서 1월에 '1차 마감'을 했다고 밝혔다.

1차 마감은 통상 목표한 자본의 절반 이상을 채웠을 때 이뤄지지만 타이거는 서둘러 1차 마감을 완료했다. 자본 모집을 시작한지 8개월이 지났지만 목표액의 3분의1 수준인 20억달러 조금 넘게 모인 것으로 확인됐다. 타이거는 추가로 자본을 확충한다는 계획이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연금, 국부펀드는 물론이고 큰 손 개인 투자자들로부터도 자본을 끌어들이는 타이거는 애초에 16차 사모펀드 모집 목표액을 127억달러로 잡은 바 있다. 목표를 반으로 낮췄지만 그 3분의1을 확보하는데 그친 것이다.

타이거만 그런 것이 아니다.

뉴욕에 둥지를 튼 또 다른 사모펀드 인사이트파트너스도 지난해 6월 200억달러 확보를 목표로 시작한 자본모집에서 고작 20억달러만 확보하는데 그쳤다. 인사이트는 최근 투자자들에게 목표액을 150억달러로 낮춘다고 알렸다.

올해 대형기술주를 중심으로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는 하지만 기술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털 자본 모집은 지난 반년간 사실상 붕괴됐다.

올 1·4분기 미 벤처캐피털들이 확보한 자금은 120억달러에 못 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3% 급감했다.

한편 타이거는 벤처캐피털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다.

2001년 체이스 콜먼이 세운 타이거는 지난 10년 간 가장 수익성 높은 벤처캐피털이었다.

2020년 이후 비상장 스타트업들에 200억달러 넘게 투자해 큰 돈을 벌었다.

소셜미디어 틱톡 모기업인 중국 바이트댄스, 패스트패션 업체 셰인, 지급결제 스타트업 스트라이프 등이 타이거의 대표 투자 종목들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