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차주가 300~500만원 빌리는 ‘소액신용대출’
2021년 12월 말 이후 처음으로 취급액 감소
총여신 대비 비중 ‘0.03%’에 불과한 곳도
순이익 급감한 저축銀 “연체율 올라 어쩔 수 없어”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상위 10개 저축은행의 소액신용대출 취급액이 지난 2021년 말 이후 처음으로 줄어들었다. 연체율이 2년 전 6%대에서 최근 10%를 위협할 만큼 오르자 저축은행이 건전성 관리에 나서며 취약차주의 급전 창구 문턱을 높이고 있다. 저축은행들은 올 1·4분기 순이익도 급감한 상황이라 소액신용대출 취급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당장 생계비가 부족한 서민들이 제도권 금융 밖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년 넘게 오르던 소액신용대출잔액 “5분기 만에 감소”
10대 저축은행 소액신용대출잔액 및 연체율 추이(2021년~) |
구분 |
대출잔액(억원) |
연체율(%) |
2021년 1분기 |
6494 |
6.76 |
2분기 |
6501 |
6.50 |
3분기 |
6395 |
7.55 |
4분기 |
6335 |
7.25 |
2022년 1분기 |
6396 |
7.46 |
2분기 |
6597 |
6.68 |
3분기 |
7039 |
6.80 |
4분기 |
7232 |
8.26 |
2023년 1분기 |
7069 |
9.36 |
|
(SBI·OK·한국투자·웰컴·페퍼·애큐온·다올·상상인·신한·모아저축은행) |
|
10대 저축은행 소액신용대출 지표 추이 |
(%) |
구분 |
2022년 4분기 |
2023년 1분기 |
대출잔액(억원) |
총여신대비 비중 |
연체율 |
대출잔액(억원) |
총여신대비 비중 |
연체율 |
OK |
2145 |
1.77% |
4.58 |
2178 |
1.85% |
5 |
SBI |
2037 |
1.47% |
3.06 |
1954 |
1.41% |
4.04 |
페퍼 |
301 |
0.56% |
3.65 |
304 |
0.57% |
5.26 |
웰컴 |
808 |
1.39% |
9.25 |
735 |
1.31% |
8.2 |
애큐온 |
125 |
0.22% |
13.31 |
120 |
0.22% |
13.69 |
한국투자 |
369 |
0.52% |
11.59 |
346 |
0.50% |
13.22 |
모아 |
150 |
0.56% |
9.33 |
146 |
0.59% |
8.64 |
상상인 |
10 |
0.03% |
20 |
8 |
0.03% |
25 |
다올 |
667 |
1.69% |
4.37 |
681 |
1.81% |
5.9 |
신한 |
620 |
2.19% |
3.39 |
597 |
2.08% |
4.69 |
합산/평균치 |
7232 |
1.04% |
8.253 |
7069 |
1.04% |
9.364 |
|
(각 사 경영공시) |
|
18일 개별 저축은행 통일경영공시에 따르면 자산규모 10대 저축은행(SBI·OK·한국투자·웰컴·페퍼·애큐온·다올·상상인·신한·모아)의 지난 1·4분기 말 기준 소액신용대출액은 7069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1년 4·4분기(6335억원)부터 이어진 소액신용대출액 상승세가 5분기 만에 꺾였다. 특히 전체 소액신용대출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상위 5개 저축은행이 소액신용대출을 크게 줄였다. 업계 1위인 SBI 저축은행은 올 1·4분기 소액신용대출을 전·4분기(2037억원)보다 83억원 줄였고 웰컴저축은행도 같은 기간 73억원 감소한 735억원만 취급했다.
저축은행의 소액신용대출은 300~500만원 이하의 금액을 무담보로 빌려주는 상품으로 저신용자, 소상공인 등 시중은행에서 대출하기 힘든 이들이 주로 이용한다. 신청 당일 돈을 빌려줘 저축은행의 취약차주에 대한 대출 활성화 정도를 파악할 수 있는 지표로 활용된다.
소액신용대출이 총여신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에도 미치지 않는 곳도 10개 저축은행 중 5곳에 달했다. 그 중 상상인 저축은행은 올해 1·4분기에 전·4분기에 이어 소액신용대출에 총여신의 0.03%(8억원)만 취급하는 데 그쳤다. △애큐온저축은행(0.22%, 120억원) △한국투자저축은행(0.50%, 346억원) △페퍼저축은행(0.57%, 304억원) △모아저축은행(0.59%, 146억원)이 그 뒤를 이었다.
이처럼 저축은행이 소액신용대출 취급 규모를 줄이자, 저신용자가 제도권 금융 밖으로 떠밀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취약차주의 업권별 비중이 지난해 4·4분기 기준 저축은행이 약 35%로 카드·캐피탈·보험(15%), 은행·상호금융(5%)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상황에서 저축은행의 대출 문턱이 높아질 경우 취약차주의 급전 마련이 더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이윤수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신용점수나 소득이 낮은 취약차주는 담보대출이 어려워 저축은행과 신용대출 등의 소액대출에 집중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저축銀 “연체율 상승에 수익성 악화까지...리스크 관리 차원”
지난해 주요 저축은행이 거둔 당기순이익이 급감하고, 주요 고객층인 중·저신용 차주들의 상환 능력이 악화하며 연체율은 최대 4%대까지 치솟았다. 2일 각 저축은행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자산 규모 기준 상위 5개 저축은행(SBI·OK·한국투자·웰컴·페퍼저축은행)이 거둔 당기순이익은 6천952억원으로 전년 동기(8천764억원) 대비 20.7% 감소했다. 사진은 2일 서울의 한 저축은행 앞. 2023.4.2 mjkang@yna.co.kr
저축은행은 소액신용대출 취급 규모를 줄여도 상환능력이 떨어지는 취약계층이 주로 이용하는 탓에 연체율이 올라가고 있어 리스크 관리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 10대 저축은행의 소액신용대출 연체율은 지난 2021년 2·4분기에 6.50%를 기록했으나 2년이 채 지지 않은 올 1·4분기 9.36%를 기록했다.
저축은행의 수익성이 급속도로 악화한 것도 주요 이유로 꼽힌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무리한 수신금리 인상에 조달비용이 증가하자 상위 10개 저축은행의 올 1·4분기 이자비용은 전년 동기 대비 138%(4125억원) 증가했다. 이에 10곳 중 4곳은 올해 1·4분기 적자로 전환했고 지난 1·4분기 총순익은 전년 동기보다 96%(2305억원) 줄어든 92억원에 불과했다.
더구나 저축은행이 최근 예금금리를 다시 4%대로 올리고 있어 향후 소액신용대출 취급액이 줄어들 가능성은 더 커졌다.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지난 2월 중순 이후 줄곧 3% 수준이었으나 이달 초 다시 4%대에 진입했다. 이같이 예금금리가 더 올라가면 수신을 통해서만 자금조달을 하는 저축은행은 비용 부담이 커져 연체율이 높은 대출을 먼저 정리할 가능성이 크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소액신용대출의 경우 연체율도 오르는 마당에 이미 19%대의 고금리를 형성 중이어서 대출금리를 더 올릴 수도 없어 수익성이 떨어진다”며 “총여신에서 자치하는 비율이 1% 수준에 불과한 만큼 건전성 관리에 나서며 취급액을 점차 줄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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