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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굴릴 곳 찾았나… 쑥쑥 빠져나가는 요구불예금

4월 말 기준 한달새 10조 감소
지난달엔 6조 줄어… 회전율↑
투자자 예탁금은 꾸준히 쌓여

돈 굴릴 곳 찾았나… 쑥쑥 빠져나가는 요구불예금

기준금리 인상세가 끝났다는 인식이 커지면서 은행권 요구불예금 회전율도 높아가는 추이를 보이고 있다. 투자자들이 이른바 '잠자는 돈'을 깨워 투자시장으로 향하는 것이다. 다만 연내 인상에 대한 기대감은 낮아진 만큼 회복세는 이전보다 둔화될 전망이다.

18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4분기 요구불예금 회전율은 월 평균 17.6회였다. 전분기(17.1회)보다 높아진 데다가 전년 동기(15.7회)에 비해 반등세가 뚜렷했다. 요구불예금 회전율은 요구불예금의 평균 잔액 대비 인출한 금액의 비율을 말한다. 즉 회전율이 높아지면 그만큼 요구불예금을 찾아가는 경우가 많았다는 뜻이다.

실제 투자심리가 회복되면서 요구불예금 회전율은 지난해 4·4분기부터 높아지는 흐름을 보였다. 하반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되면서다. 지난해 2·4분기 평균 14.4회로 분기 기준 역대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한 요구불예금 회전율은 지난해 12월 19.9회까지도 크게 상승했다.

빠져나간 요구불예금은 주식·채권시장에 쌓였다. 월말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지난 3월 619조2650억원을 기록하고 이후 4월 608조9654억원, 5월 602조8237억원으로 줄었다. 특히 지난 3월과 4월 동안에만 약 10조원이 급격히 빠져나갔다.

반면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 2월 말 47조7398억원, 3월 말 50조6018억원, 4월 말 53조1420억원 등 꾸준히 증가했다. 투자자 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 계좌에 예치한 자금으로 일종의 주식 투자를 위한 대기성 자금이다. '소시에테제네랄(SG) 사태' 여파로 5월 중순 48조원 대로 반짝 감소했지만 월초 52조7348억원으로 다시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위험자산 선호'가 지속 상승할지는 미지수다. 월별 기준으로 보면 지난 4월 요구불예금 회전율은 16.5회로 지난 3월(18.2회)에 비해 약간 줄어든 모습을 보였다. 올 들어서는 가장 낮은 수치다.
게다가 지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미 연준이 15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직후 기자회견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매파적 발언'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앞서 시장은 미국 금리 동결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면서도 파월 의장의 매파적 발언 강도에 주목했다. 강도가 높을 경우 다시 안전자산 선호로 심리가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