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공장 중단에 생산 급감
美선물거래가격도 4% 올라 불안
에너지 대란 위기까지는 안갈 듯
지난해 우크라이나 사태로 가파르게 치솟았던 천연가스 가격이 세계 각지에서 다시 급등하고 있다. 유럽연합(EU) 최대 천연공급국가인 노르웨이와 북미 등에서의 생산량이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다만 시장에서는 현재 천연가스 저장량을 고려할 때 지난해와 같은 위기가 반복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LNG 가격 3월 이후 최고치
유럽 해운매체 헬레닉시핑뉴스는 19일(현지시간) 보도를 통해 지난주 동북아시아에서 거래된 액화천연가스(LNG) 8월물 평균 가격이 100만Btu(25만㎉의 열량을 내는 가스량)당 13.5달러(약 1만7286원)로 전주 대비 약 50% 올랐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 3월 중순 이후 가장 높은 금액이다.
미 CNN방송은 16일 국제 원자재 시장분석기업 독립상품정보서비스(ICIS)을 인용해 유럽의 천연가스 벤치마크 선물이 이달 들어 52% 상승해 메가와트시(MWh)당 35유로(약 4만 9008원)를 넘어섰다고 전했다.
가장 큰 원인은 공급 차질이다. 노르웨이 국영 에너지 기업인 가스코는 지난 13일 자사 웹사이트에서 가스 처리 공장 한 곳의 가동 중단이 다음 달 15일까지 연장됐다고 밝혔다. 해당 공장은 이달 21일에 재가동 예정이었다. 두 개의 다른 공장은 '공정 문제'로 무기한 가동 중단 상태로 있다.
노르웨이는 지난해 유럽연합(EU)에 전체 수요량의 24% 이상을 공급, 러시아를 대체해 최대 천연가스 공급자가 됐다. 러시아는 15%를 차지했다.
유럽 최대 가스전인 네덜란드 흐로닝언 가스전의 조기 폐쇄 소식도 가격을 끌어올렸다. 네덜란드 정부는 해당 지역에서 지나친 가스채굴로 1980년대부터 지진이 급증하면서 가스전을 폐쇄할 계획이다. 현지 당국은 앞서 해당 가스전을 늦어도 내년 10월까지 완전 폐쇄한다고 예고했으나 미 언론들은 지난 15일 관계자를 인용해 가스전이 오는 10월 1일부터 폐쇄될 수 있다고 전했다.
영국 시장조사기업 캐피털이코노믹스의 빌 웨더번 상품 이코노미스트는 CNN을 통해 "최근 가격 상승은 유럽 시장이 (공급) 차질에 얼마나 민감한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美 역시 불안, 공황까지는 안 갈듯
북미 지역의 시세도 불안하다. 미국의 헨리허브천연가스선물은 7월물 기준으로 지난 16일 미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전 거래일보다 3.9% 오른 100만Btu당 2.632달러에 거래됐다. 해당 가격은 올해 3월 7일 이후 가장 높은 숫자다.
미 시장조사업체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이달 들어 미 48개주에서 생산한 천연가스량은 일평균 1019억세제곱피트(약 28억8548만㎥)로 역대 최대 기록이었던 전월(1025억세제곱피트) 보다 감소했다.
최근 가격은 급등했지만 시장에서는 일단 시장에서는 지난해 같은 충격이 재발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CNN은 올해 유럽의 경우 이미 천연가스 저장시설의 73%가 차 있는 상태라고 분석했다.
이는 지난 5년 동안 같은 기간 평균(56%)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일본 역시 천연가스 저장량이 상당하고 중국 경제의 회복이 예상보다 더디다며 천연가스 수요가 폭증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다만 미국에서는 여름철을 앞두고 전력 생산용 천연가스 수요가 다소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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