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급적 요인·위안화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 1280.3원에 마감
위안화, 중국 경기부양책 불신 영향으로 연이은 약세
달러·엔 환율은 약 7개월만 142엔대..."향후 원·엔 환율 800원대 진입 기정사실"
코스피, 0.2% 하락 마감…2,600선 턱걸이 (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코스피가 전날보다 4.59포인트(0.18%) 내린 2,604.91로 거래를 마친 20일 오후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23.6.20 mon@yna.co.kr (끝)
[파이낸셜뉴스] 20일 원·달러 환율이 1280.3원에 거래를 마치며 하락 마감했다. 이는 원화 가치가 소폭 상승한 것을 의미하는데, 전문가들은 수급적 요인 등 대내적 상황과 위안화 흐름 등 일부 대외적 요인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반면 달러·위안 환율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으며 달러·엔 환율 역시 이날 약 7개월만에 142엔대로 상승하며 약세를 보이는 모습이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종가(1282원) 대비 1.7원 내린 1280.3원에 거래를 종료했다. 시가는 전거래일 종가 대비 1.0원 오른 1283원이었다.
수급 요인을 둘러싼 위안화 변동 흐름이 장중 원달러 환율 상승 및 하락 재료로 소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원달러 환율이 1270원 구간에서 움직이던 중 중국인민은행이 위안화를 0.55% 절하고시하며 위안화가 약세를 보이자, 매수세가 유입되며 원달러 환율은 상승 흐름을 보였다.
그러나 이후 원달러 환율이 1285원선에 머무르자, 해당 수준에 타깃팅되어 있던 네고물량이 그 구간에서 출회되며 환율 레벨을 낮췄다. 1278원선에서 유입된 결제수요와 해당구간 내에서 잠시 강세를 보였던 위안화도 원달러 환율 하락에 일정 부분 영향을 줬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이후 1270원 후반 구간에서 결제 수요가 유입되며 원달러 환율이 소폭 상승한 채 마감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4월 27일부터 이달 16일까지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5.2% 상승했으며, 이날도 여전히 강세를 보였다.
(출처=뉴시스/NEWSIS) /사진=뉴시스
반면 달러·위안 환율은 인민은행이 이날 오전 달러·위안 거래 기준환율을 전장대비 0.0395위안(0.55%) 올린 7.1596위안에 고시한 이후 꾸준히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날 오후 5시 10분 기준 달러위안 환율은 7.1797로 집계되며 전거래일 대비 0.22% 상승세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위안화 약세의 요인이 시장 예상보다 더딘 중국 경기 회복 속도와 금리 인하 등 중국의 경기부양 정책에 대한 회의감이라고 봤다.
앞서 중국 정부는 올해 초 제로코로나를 폐지하고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을 선언한 바 있다. 그러나 '시진핑 집권 3기'를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경기 부양책을 펴지 않는 중국 정부의 모습과 미중 갈등 심화, 예상치를 하회하는 제조업 경기 업황 등으로 시장은 중국 경제활동 정상화 쪽에 배팅하던 움직임을 거둬들이기 시작했다.
이에 지난 13일 인민은행은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 금리를 2.00%에서 1.90%로 0.1%포인트(p) 인하하고 신규 인프라 건설과 다주택 투기를 허용을 검토하는 등 여러 부양책을 펼쳤다. 그러나 이후 골드만삭스는 올해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6%에서 5.4%로, JP모건은 전망치를 기존 5.9%에서 5.5%로 낮추며 중국의 경기부양책에 의구심을 표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통상적으로 금리 인하는 해당 국가 통화 약세 재료였으나, 중국의 경우 금리인하가 경기부양책으로 인식되며 위안화에 대한 수요가 늘었다"면서도 "지난 2010년대 중반부터 '중국 부동산 가격이 높다', '부채가 많다' 등의 이야기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다주택 투기를 허용하는 등의 부양책을 펴는 것이) '효과가 있는 것인가', '이것을 진짜 성장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인가' 등의 회의적인 시각이 많아졌다"고 바라봤다.
민 연구원은 "경기 부양 효과도 그다지 없을 것으로 추측되는 상황에서 미국과의 금리차를 벌이는 부양책 탓에 투자자들이 위안화 약세에 배팅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엔화 역시 상황은 좋지 않다. 이날 오전 9시 40분 달러·엔 환율은 전장 대비 0.17% 오른 142.182엔을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이다.
민 연구원은 "엔화 약세 흐름이 원·엔 환율에 영향을 주지 않을 수 없다"며 "이날 원화가 종가 기준으로 소폭 강세를 보였던 만큼 원·엔 환율 800원대 진입은 거의 기정사실"이라고 언급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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