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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생물 의약·기능성 소재 사업화… "새로운 100년 도약"

창립 50돌 '한국해양과학기술원'
기후·해양환경 연구 인프라 확충
축적된 연구성과 국가·사회 기여
유망 스타트업 지원·사업화 촉진
기억력 개선효능 건기식 곧 출시

해양생물 의약·기능성 소재 사업화… "새로운 100년 도약"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의 해양과학조사선인 5900t급 이수부호는 첨단 해양관측조사 장비를 탑재, 전 세계 대양을 누비며 연중 조사를 하고 있다.
국내 유일의 종합 해양과학기술 연구기관인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이 창립 50주년을 맞아 새로운 100년의 역사를 벌써부터 준비하고 있다. 그동안 기관 특성상 연구에 몰두 했다면 앞으로는 KIOST의 다양한 성과들이 활용될 수 있도록 사업화까지 가속화해 국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한다는 각오다. 특히 'KIOST 홀딩스' 설립을 통해 유망 스타트업의 성장을 돕는다는 계획이다.

■해양생물, 건기식·의약·기능성 소재로 만든다

20일 KIOST에 따르면 KIOST는 해양 전문지식을 탐구하는 국내 유일의 연구기관이다. 1973년 10월 설립돼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KIOST는 그동안 다양한 연구를 진행해왔다. 기후 및 해양환경 변화 대응 연구, 해양자원 탐사, 해양신산업 창출, 재난·재해 예측 및 영토수호를 위한 해양력강화 등 바다를 무대로 하는 모든 과학기술 분야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이 가운데 정부가 미래 신성장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바이오산업 분야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 2021년에는 해양미세조류인 '스피루리나'에서 추출한 해양원천소재에서 소태아혈청 대체효능을 확인하고, 배양육을 만드는 스타트업 기업에 제조기술을 이전했다.

특히 최근에는 스피루리나에서 추출한 기억력 개선 소재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개별인정형 원료로 인증을 받았다. 기억력 개선 소재로 식약처에서 인증 받은 원료는 9개가 있지만 해양생물에서 유래한 원료를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스피루리나의 경우 대량 배양이 가능해 향후 상용화에 용이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억력 개선 효능이 있는 건강기능식품으로도 출시할 예정이다.

KIOST 관계자는 "해양생물에서 바이오산업에 유용한 소재를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은 매우 높다"며 "지구 생물종의 약 80%가 바다에 서식하고 있어 다양성이 풍부하고 육상생물에 비해 연구에 활용된 종이 매우 적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KIOST는 해양 생물독, 단백질,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한 의약 및 기능성 소재 개발에 필요한 기능성 해양 화합물의 탐색과 응용기술 개발 연구를 수행중이다. 아울러 슈퍼버그 팬데믹에 대응한 광범위 질병 치료소재 및 해양생물 유래 항바이러스 전략 소재를 발굴하는데도 주력하고 있다.

기후변화로 기인한 연안 재해 대응 연구에도 힘쓰고 있다. 특히 해일, 침수 등 연안 재해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예측 정밀도를 향상시키고 해양관측-예측-정보서비스 기술을 고도화하는 '한국형 연안재해 대응체계(K-Ocean Watch)'를 갖추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KIOST 연구진들은 기후 변화는 물론 디지털 전환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해양과학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보존하고 관리하기 위한 '해양과학 연구데이터 오픈 플랫폼'을 구축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고품질 해양데이터 서비스 등 국민이 체감하는 연구 성과를 만들기 위해 연구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해양생물 의약·기능성 소재 사업화… "새로운 100년 도약"
강도형 원장
■연구성과, 국가·사회에 기여할 것

KIOST는 지난 50년 간 다양한 연구활동으로 국내외 해양과학기술 분야의 괄목할만한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부산 본원을 중심으로 3개의 분원 및 4개의 연구기지와 미국, 중국, 페루 등 6개국에 해외기지를 운영하고 있다. 또 남극과 북극에 과학기지를 운영하는 극지연구소, 해양플랜트 및 조선 분야의 기술개발을 선도하는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를 부설기관으로 두고 있다.

해양연구에 필요한 연구 인프라도 지속적으로 확충해 왔다. 해양과학 연구의 핵심인프라인 연구선을 6척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첨단 해양관측조사 장비가 탑재된 5900t급 이사부호는 전 세계 대양을 누비며 연중 조사를 하고 있다.

하늘로는 천리안위성을 올려 보내고, 바다 밑으로는 잠수정을 비롯한 각종 탐사장비를 내려 보내 인간의 접근이 제한된 바다를 입체적으로 연구 중이다.


지난 2월 취임한 강도형 원장은 KIOST의 다양한 성과들이 활용될 수 있도록 사업화를 촉진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연구 생산성을 향상시켜 유망 스타트업의 성장을 돕는 'KIOST 홀딩스'를 설립하겠다는 각오다.

강도형 원장은 "KIOST가 축적한 연구경험과 성과를 이제는 국민들에게 돌려드려야 한다"며 "우수한 인력과 최첨단 연구 인프라를 기반으로 연구성과가 국가와 사회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