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사 스튜디오의 신작 영화 '엘리멘탈'의 한 장면 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토이스토리'를 제작한 픽사 스튜디오의 부진이 심상치 않다. 토이스토리 이후 수년째 흥행작이 나오지 못하면서 모회사 디즈니의 눈총을 받는 처지가 됐다.
19일(이하 현지시간) 영화 흥행수입 집계사이트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지난 16일 미국에서 개봉된 픽사의 신작 애니메이션 '엘리멘탈'은 개봉 후 3일 동안 2950만달러(약 378억원)의 수입을 올렸다.
이 영화 제작에 2억달러(약 2566억원)가 투입된 것을 고려하면 손익분기점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미국 외 지역에서 벌어들인 1500만달러(약 192억원)를 합해도 전체 수입은 4450만달러(약 571억원)에 그친다.
미국 연예매체 버라이어티는 픽사의 '엘리멘탈' 흥행 실패를 픽사의 28년 역사상 최악의 데뷔라고 전했다.
'엘리멘탈'의 흥행 실패는 코로나19 이후 가족 단위 관객들의 영화 시청 패턴 변화 때문이 주원인으로 꼽힌다. 괜객들이 극장보다 집에서 시청하는 데 익숙해졌다는 것이다.
과거 픽사의 애니메이션 '월-E'와 '인사이드 아웃', '라따뚜이' 등은 예술영화에 가까운 작품성을 갖추면서도 흥행에도 성공했다. 하지만 점점 이런 오리지널 창작 애니메이션의 흥행을 기대하기가 어려운 환경이 됐다는 것이다.
박스오피스 분석가 제프 복은 "요즘 오리지널 창작 영화에 대한 평가가 입소문이 나기는 매우 어렵다"며 "다른 많은 선택지가 널려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픽사의 최고 창작책임자 피트 닥터는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영화가 곧 나올 것을 안다면 가족이 극장에 가서 돈 쓰는 것이 더 비싸다고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엘리멘탈'은 불, 물, 공기, 흙 등 4개 원소가 사는 '엘리멘트 시티'를 배경으로 다양성의 가치를 녹여낸 작품으로, 영화시장조사업체 시네마스코어에서 관객 평점 A를 받았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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