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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폭락에 인색해진 미국인

지난해 자선기부금 3.4% 감소

미국인들이 지난해 수십년 만에 처음으로 기부금 규모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는 뉴욕증시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의 폭등세를 마감하고 하락세로 돌아서고,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치솟던 때이다.

CNN은 20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인디애나대의 '기빙 USA 2023: 2022년 자선기금 연간 보고서'를 인용해 미국인들의 지난해 기부금 규모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던 2021년에 비해 3.4% 감소한 4999억달러(약 643조8000억원)로 줄었다고 보도했다.

지난 40년간 자선 기부금이 감소한 것은 단 4차례 불과했다.

지난해 감소폭 3.4%는 인플레이션을 감안하지 않은 규모다. 물가상승을 반영하면 감소율은 10.5%에 이른다.

보고서에 따르면 주식시장 하강이 기부금 감소의 주된 배경이다. 지난해 뉴욕증시 시황을 가장 잘 반영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8.11% 폭락했다.

주식시장이 폭락한 가운데 인플레이션은 폭등했다. 지난해 미 인플레이션은 40여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뛰었다.


물가가 뛰면서 구매력이 줄어든 가운데 소비자들의 씀씀이를 좌우하는 또 다른 변수인 이른바 '부의 효과(Wealth effect)'가 마이너스(-)가 된 것이다.

미국인들은 직전 2년 동안에는 달랐다. 팬데믹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정부와 중앙은행의 대대적인 재정·통화 정책에 힘입어 주식시장이 폭등하고, 인플레이션은 낮은 상태를 유지하면서 미국인들의 씀씀이는 컸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