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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 최대 리스크는 부동산 하락" 한은의 경고

2023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
집값 내리면 대출 부실로 이어져
건설사·금융권 건전성 악화 불러
코로나 지원 끝나는 9월 이후엔
자영업자 등 대출 연체율 뛸수도

"금융시장 최대 리스크는 부동산 하락" 한은의 경고
부동산 시장 부진이 자영업자 대출 부실, 건설사와 2금융권 건전성 악화 등으로 이어지며 금융불안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서 관련 대출을 받은 자영업자와 건설사, 대출을 내준 금융회사에 도미노 효과를 일으킬 수 있어서다. 오는 9월 코로나19 강제 금융지원 조치 만료를 앞두고 '코로나 금융지원 착시현상'이 걷힐 경우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기업대출의 부도율이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부동산 시장 부진 파급효과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인한 금융으로의 파급효과가 제1의 금융불안 뇌관이다.

전세보증금 미반환 사고가 대표적인 예다. 전세가격이 지난 3월 수준을 지속할 경우 임대가구가 세입자에게 반환해야 할 보증금 차액 규모는 2023년 중 24조2000억원에 달한다. 임대인이 대출을 더 받더라도 보증금 차액을 돌려주지 못하는 비율은 최대 7.6%로, 8만 9000가구에 달한다.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인한 가계의 평균 순자산 감소와 상환능력 저하도 문제다. 2021년 하반기 이후 이어진 주택가격 조정으로 가계의 평균 순자산은 2021년 말 4억4000만원에서 올해 3월 말 3억9000만원으로 약 5000만원 감소했다. 이에 따라 상환능력이 취약한 고위험가구 비중은 같은 기간 2.7%에서 5.0%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전세 관련 대출보증을 선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주택금융공사(HF)의 재무건전성 악화도 예고됐다. HUG의 보증 부실금액은 2021년 8000억원에서 2022년 1조6000억원으로 2배 늘었다. 보증기관이 대신 갚아준 대위변제액도 같은 기간 6000억원에서 1조1000억원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이렇게 보증기관의 대위변제액이 늘어나고, 재무건전성이 악화될 경우 결국 정부의 재정으로 보증기관에 돈을 지원할 수밖에 없다.

건설사와 비은행금융기관의 경우 시차를 두고 재무건전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건설사뿐 아니라 건설사에 돈을 내준 금융회사도 함께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부동산 PF대출의 연체율은 1.19%,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25%로 2021년 이후 상승세다.

■취약차주대출 연체율 급등 가능성

정부의 정책수단으로 막았던 대출 부실도 수면 위로 떠오를 수 있다. 가산금리 인하, 대출 만기연장 및 상환유예 등으로 '가려진' 부실이 표면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 금융지원 등 '착시효과'가 걷힐 경우 은행 기업대출 부도율이 0.24%p 높아지고 BIS 자본비율은 0.47%p 떨어지는 것으로 추정됐다. 거시경제 여건까지 나빠질 경우 부도율은 0.65%p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금융지원 종료, 부동산 가격 하락과 맞물려 자영업자 대출 부실 우려도 커지고 있다. 올해 1·4분기 말 기준 자영업자대출 잔액은 1033조7000억원으로 1년 새 7.6% 증가했다. 코로나19 전인 2019년 말(684조9000억원)에 비해서는 50.9% 늘었다. 취약차주와 비은행권, 대면서비스업 위주로 대출이 늘어나 전반적인 부채의 질이 악화됐다는 게 한국은행 평가다.

문제는 자영업자 대출이 상업용 부동산을 담보로 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부동산 하락으로 인한 리스크가 잠재돼 있다는 것이다.
1·4분기 말 기준 비주택부동산 담보대출 비중은 58.6%로 비자영업자(15.1%)에 비해 비중이 약 4배에 달했다. 1인당 대출규모 또한 3억3000만원으로 비자영업자(9000만원)의 3.7배 수준이었다. 경기회복이 늦어지고 부동산 가격이 더 떨어질 경우 취약 자영업자들의 연체 위험률은 연말 18.5%까지 치솟을 것으로 추정된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