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즈 뛰는 금융당국 수장
금감원장, 해외 IR서 마이크 잡고
금융위는 중앙아 2국과 MOU 등
정부의 지원 의지 확실히 보여줘
日 펫보험·英 지배구조 선진화 등
해외사례 벤치마킹에도 적극 나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5월 8일부터 12일까지 싱가포르와 태국·인도네시아를 방문해 국내 은행·보험사들의 해외IR을 지원하고 현지 감독당국과 만나 금융권 협력을 당부했다. 이 원장은 싱가포르 해외IR에서 진행된 해외투자자와의 대화에서 "충분한 손실흡수능력 유지를 전제로 배당 등 주주환원정책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것이 금융당국의 일관적인 입장"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싱가포르를 방문한 이 원장이 5월 9일(현지시간) 금감원·금융권 공동 주최로 열린 해외IR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뉴시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금융당국은 K금융을 수출하기 위해 국경을 허물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월 업무보고에서 "국내 금융산업 해외진출 성공사례를 늘릴 수 있도록 하겠다"며 K금융 세일즈를 전면에 내세웠다. 이미 포화상태인 국내 금융시장에서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려 금융산업의 '새 먹거리'를 모색하겠다는 것이다. 당국은 해외진출 시 현지 상황에 맞게 금산분리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포함해 K금융 세일즈를 위한 제도개선도 적극 검토 중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올해 업무보고에서 "우리가 경쟁력이 있는 신용정보·지급결제시스템 등 금융인프라의 신흥국 수출을 활성화하고 핀테크 기업 해외진출 시 현지 시장정보 안내부터 해외투자자·인력, 협업기업 네트워킹 주선까지 지원하겠다"며 '세계로 뻗어 나가는 혁신 금융' 기조를 밝혔다.
■'K금융 세일즈맨'으로 변신한 당국 수장
금융위에서는 김소영 부위원장을 주축으로 '금융산업 글로벌화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면서 K금융 세일즈를 위한 직간접 지원에 나섰다. 김 부원장은 3월 13일 첫 회의에서 "실물경제가 성숙단계로 접어들고 인구구조가 고령화돼 실물경제의 발전에만 의존해서는 금융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담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글로벌화를 위한 외연 확대가 필수적이고 금융산업의 글로벌화는 저성장 기조를 극복하는 전환점"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지난 3월 금융위는 김 위원장이 단장을 맡은 '금융국제화 대응단'을 만들어 "직접 영업사원이 돼 해외 금융당국과 협력하고 우리 금융회사를 세일즈하겠다"고 밝혔다. 자본시장, 핀테크·혁신, 금융지주, 보험, 여신, 은행 등 업권별 릴레이 세미나를 연속 개최해 금융사들의 건의도 듣고 있다. K금융 세일즈의 핵심은 △해외에서 새로운 수익원 창출 △모험자본 등 글로벌 투자자금 유입 활성화와 이를 위한 규제 전면 재검토 △금융분야 일자리 창출 등 3가지다.
금융당국 수장들도 이런 기조에 발 맞춰 'K금융 세일즈맨'으로 변신했다. 김 부위원장은 지난달 3박4일간 중앙아시아 2개국(우즈베키스탄·키르기스스탄)에서 핀테크협회 양해각서(MOU), 한·우즈벡 은행협회 세미나 등 행사에 참석해 K금융을 알렸다. 키르기스스탄에서는 BC카드를 포함해 키르기스스탄 중앙은행 산하 공기업과 3자간 공동투자협약으로 지급결제 인프라 수출을 지원사격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5월 8일부터 12일까지 태국·싱가포르·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3개국을 방문해 금융권과 공동으로 투자설명회(IR)를 가졌다. 금감원장이 직접 해외 IR에 나선 것은 이례적으로, 그만큼 윤 정부의 K금융 수출 의지가 절실함을 드러냈다는 해석이다.
■규제 유연화에도 적극적
뿐만 아니라 당국은 제도개선을 통한 '국경 허물기'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2월부터 운영되고 있는 금융지주 제도개선TF에서는 해외진출 시 현지의 토양에 맞게 금산분리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예컨대 우리나라 은행이 해외에 투자할 때 현지에 '비금융분야 투자를 해서는 안 된다'라는 규제가 없다면 금산분리 규제를 유연화하는 방안 등이다.
당국은 해외의 모범사례 수입에도 적극적이다. 펫보험이 활성화된 일본 등 해외에서 보험산업의 미래 먹거리를 찾고, 금융지주 지배구조·내부통제 선진화를 위해 영국의 책임지도(responsibilities map) 등을 벤치마킹하는 것이다. 금융업계에서는 고금리로 국민 이자부담이 커진다며 '과실 나누기'만 압박해왔던 당국이 '숨통을 트이게 해준다'는 측면에서 K금융 세일즈와 이와 관련된 규제 유연화를 적극 환영하는 분위기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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