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

"맙소사"..실종 타이타닉 잠수정, 3만원 '게임용 조이스틱'으로 조종됐다

"맙소사"..실종 타이타닉 잠수정, 3만원 '게임용 조이스틱'으로 조종됐다
오션게이트 익스페디션의 스톡턴 러시 CEO가 타이탄 잠수정 내에서 조이스틱을 들어보이는 모습 / CBS 방송화면 갈무리
[파이낸셜뉴스] 대서양에서 실종돼 수색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타이타닉호 관광용 잠수정이 콘솔 게임에 사용되는 '조이스틱'으로 조종됐다는 사실이 재조명됐다.

워싱턴포스트(WP)는 20일(현지시간) 실종된 잠수정 ‘타이탄’이 게임용 조이스틱으로 조종된다고 보도했다. 이런 사실은 지난해 12월 21일 공개된 미국 CBS 방송에도 그대로 담겨있다.

'인당 3억4000만원짜리' 관광잠수정 조이스틱으로 조정

해당 영상을 보면 운영사 오션게이트 익스페디션의 스톡턴 러시 최고경영자(CEO)가 잠수정 내에서 컴퓨터·전자기기 제조업체인 로지텍의 로고가 선명하게 보이는 은색 조이스틱을 소개하는 모습이 확인된다.

러시는 잠수정 안에 있던 조이스틱을 들어보이며 “타이탄 전체는 이것으로 운영한다”라며 “특정한 것들은 버튼을 눌러야 작동한다”라고 설명했다.

러시의 설명에 함께 잠수정에 탑승한 기자는 웃음을 터뜨리며 이마에 손을 짚기도 했다.

최근 승객 5명이 탄 잠수정이 실종되면서 '조이스틱 사용'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심해 잠수정이 게임용 조이스틱으로 조종되는 것이 안전하냐는 의문이 제기된 것이다.

WP "군대서도 쓰이는 조이스틱, 문제되진 않는다"

하지만 WP는 잠수정을 조이스틱으로 조종하는 것 자체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WP는 "비디오 게임 컨트롤러는 10여년 전부터 전세계적으로 운송수단을 모는 데 널리 사용됐으며, 심지어 군대에서도 자주 쓰였다"라고 짚었다. 조이스틱 사용 자체는 큰 문제가 아니라는 취지다.

실제로 2008년 영국 육군 모집 광고를 보면 마이크로소프트(MS)의 '엑스박스 360' 컨트롤러로 무인 항공기(드론)를 조종하는 모습이 확인된다. 2011년 아프가니스탄에서 폭발물 처리 로봇을 작동시킬 때도 같은 모델이 쓰였다.

2017년 미 해군의 SSN 콜로라도 잠수함은 엑스박스 360으로 잠망경을 작동시킨 최초 사례로 알려졌으며, 2020년 방산업체인 이스라엘항공우주산업(IAI) 역시 카르멜 장갑차 모델에 엑스박스 컨트롤러를 적용했다고 WP는 설명했다.

다만 타이탄 잠수정에 쓰인 컨트롤러는 로지텍의 G-F710으로 확인됐는데, 이 모델은 무선 연결인 블루투스가 적용됐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 제품은 온라인 마켓 아마존에서 29.99달러(약 3만8800원)에 판매 중이다. 제품 리뷰에는 "컨트롤러의 무선 연결 특성이 연결 끊김 문제로 이어진다"라고 적은 내용이 일부 있다고 WP는 전했다.

WP는 "잠수정이 실종된 이유가 아직 불확실해 특정한 원인을 찾는 것은 섣부른 추정일 수 있다"라고 전제하면서도 "로지텍은 고품질 게임 장비로 유명하지만, 무선으로 작동한다는 것은 걱정되는 지점"이라고 언급했다.

타이탄 실종 나흘째.. 미국·캐나다 당국 수색 중

앞서 타이탄은 지난 18일 오전 대서양에서 실종됐으며, 미국·캐나다 당국이 나흘째 수색을 진행 중이다.

대서양 해저 약 4000m 지점에 가라앉은 타이타닉호 선체 관광을 위해 운영되는 타이탄에는 영국 국적의 억만장자 해미쉬 하딩과 파키스탄 재벌 샤자다 다우드와 그의 아들, 프랑스의 해양학자 폴 앙리 나졸레 등이 탑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