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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빅테크·VC들 ‘감원·원격근무’… 실리콘밸리 "사무실 텅텅"

"팬데믹 때 뽑은 직원들 복귀할 것"
메타·애플 등 오피스 유지했지만
상황 바뀌며 속속 임대시장 내놔
오피스 공실률 20%까지 치솟아

美 빅테크·VC들 ‘감원·원격근무’… 실리콘밸리 "사무실 텅텅"
실리콘밸리의 대표적인 VC(벤처캐피털) 안데르센호로위츠의 샌드 힐 로드에 사무실. 이 사무실은 거의 사용되지 않고 상징적인 의미로만 남아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사진=홍창기 특파원
【파이낸셜뉴스 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실리콘밸리 내 오피스가 빠르게 비어가고 있다. 실리콘밸리 일부 지역의 경우 오피스 10곳 가운데 2곳이 비었다. 코로나 19 팬데믹 초기에 대규모 채용을 진행했던 구글과 메타플랫폼(페이스북 모회사) 등 빅테크 기업들이 정리해고를 하고 있는데다 리모트(원격) 근무도 여전히 이어지면서 대규모 오피스가 필요없게 되면서다. 빅테크들은 늘어난 인력이 사무실로 복귀할 때 공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오피스를 유지했는데 상황히 바뀌면서 최근 빠르게 오피스를 임대시장에 내놓고 있다.

■오피스 정리하는 빅테크

21일(현지시간) 미국 부동산 데이터 기업 코스타그룹에 따르면 팔로알토 멘로파크와 마운틴뷰 등 실리콘밸리를 상징하는 일부 지역의 오피스 공실률은 올 봄에 20%까지 치솟았다. 또 산호세와 서니베일 등 다른 실리콘밸리 지역의 오피스 공실률도 17%까지 증가했다. 지난 2019년 평균 공실률은 11% 수준이다.

구글을 비롯해, 메타 애플 등 실리콘밸리 오피스에 입주한 빅테크들은 그동안 오피스를 줄이는데 미온적이었다. 코로나19 팬데믹 때 많이 뽑은 직원들이 복귀할 것을 대비해 오피스를 유지한 것이다. 미국 상업용 부동산 서비스 회사인 CBRE 그룹의 조지 폭스 부사장은 "역사적으로 빅테크들은 오피스를 포기한 적이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최근 빅테크들은 직원들의 사내 출근을 적극 시행중인데 이 정책도 실리콘밸리 내 오피스 공실률을 증가를 막지 못했다. 정리해고와 근무 방식의 변화가 실리콘밸리에 정착되면서다.

때문에 지난 2019년 25만838㎡였던 실리콘밸리의 오피스 임대 규모는 현재 70만6063㎡로 늘어났다. 코스타의 수석 시장 분석가인 나이젤 휴즈는 "빅테크들이 이제 공간을 비워두기 시작했다"라고 진단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오피스 수요 감소는 실리콘밸리의 빅테크에만 국한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미국 부동산 기업 CBRE에 따르면 실리콘밸리 VC(벤처캐피탈)가 몰려있는 샌드 힐 로드의 공실률은 현재 14%다. 이는 지난 2019년 이후 3배나 높아진 공실률이다. 실리콘밸리를 대표하는 VC 중 하나인 안데르센호로위츠는 샌드 힐 로드에 사무실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 사무실은 사실상 상징적인 의미로 남겨져 있는 상황이다.

■공실률 샌프란시스코보다 낮지만 앞으로 더 증가할 듯

실리콘밸리의 오피스 공실률은 샌프란시스코 북쪽의 공실률 25% 이상에 비하면 낮은 편이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의 공실률 통계는 소규모 회사들의 임대 취소가 빠르게 반영된 것이기 때문에 실리콘밸리의 오피스 공실률이 샌프란시스코보다 더 심각하다는 시각도 있다. 빅테크들이 최근 빠르게 오피스를 정리하고 있는 만큼 실리콘밸리 오피스 공실률이 더 높아질 수 밖에 없다는 전망이다.

부동산 투자회사 보스턴 프로퍼티스 더글라스 린데 사장은 최근 실적발표에서 "현재 시장에서 빅테크들의 오피스 수요는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보스턴 프로퍼티스가 산호세에서 개발중인 오피스 타워의 임대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는 "임차를 위한 대화가 전무하다"고 덧붙였다.


반대로 실리콘밸리에서 오피스를 찾는 임차인은 이제 그 어느 때보다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임대인은 임대료를 인하하는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면서 임차인을 적극 유치하고 있다는 것이 실리콘밸리 현지 부동산중개인들의 설명이다.

콜리어스 인터내셔널의 샌프란시스코 지역 리서치 디렉터 데릭 다니엘스는 "더 나은 공간으로 사무실을 옮길 수 있는 기회가 지금처럼 많았던 적은 없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