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인프라 투자 증가
자체 구축보단 솔루션 구매 지향
인재유치 비용도 늘어날 전망
가트너 로고. 가트너 제공
[파이낸셜뉴스] 시장분석업체 가트너는 올해 전 세계 금융권의 정보기술(IT) 지출이 6521억달러(약 846조4000만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대비 8.1% 증가한 규모다. 이 중에서도 소프트웨어 지출이 전년 대비 13.5% 증가하는 등 가장 큰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데비 버클랜드 가트너 디렉터 애널리스트는 "경제 역풍으로 인해 올해 은행 및 투자 서비스 분야의 기술 투자 환경에 변화가 일어났다"며 "IT 예산을 삭감하기보다는 높은 비즈니스 성과를 창출하는 기술 부문에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소프트웨어 지출의 경우, 자체 구축 대신 투자 가치를 더 빠르게 창출할 수 있는 솔루션을 구매하는 방식으로 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23일 가트너에서 실시한 2023 CIO(최고투자책임자) 및 기술 경영진 설문에 따르면 은행 및 투자 서비스 부문의 CIO들은 올해 △사이버보안 △데이터 및 분석 △통합기술 및 클라우드 등 분야에 가장 많은 신규 또는 추가 투자 자금을 지출할 것으로 예상했다.
응답자 중 절반 이상이 클라우드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반면, 자체 데이터센터에 대한 IT 지출은 줄일 계획이라고 답했다. 올해 데이터센터 지출 증가율도 지난해 13.2%에서 5.7%로 둔화될 전망이다.
은행은 고객 및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유형자신 및 자본지출(CAPEX)을 줄이고 서비스 도입 및 운영지출(OPEX)에 집중하고 있다고 가트너는 설명했다.
피트 레드쇼 가트너 VP 애널리스트는 "은행 및 투자 서비스 부문 CIO들은 현재 경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으로 탄력적이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지원하는 개선된 고객경험(CX), 효율적인 운영 등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며 "이는 새로운 지역, 새로운 고객, 새로운 비즈니스 라인 등의 외형적 성장이 은행 최고경영자(CEO)들의 주요 목표였던 지난 몇년과는 다른 변화"라고 분석했다.
컨설팅 서비스 및 서비스형인프라(IaaS) 확산에 따라 IT 서비스 지출도 증가하면서 올해 해당 분야 지출액은 약 2700억달러(350조46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년 대비 9.3% 증가한 수치다.
버클랜드 디렉터 애널리스트는 "경제적 불확실성으로 (은행·투자)조직들은 장기 계약을 여러개의 단기 프로젝트로 세분화하고 있다"며 "새로운 계약을 체결하거나 장기적인 이니셔티브에 집중하는 것, 또는 새로운 기술 파트너와 협력하는 것을 꺼리게 되면서 IT 컨설팅 서비스 사용이 증가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한편 금융권의 인재 채용 및 유지·관리 비용은 올해 더 높아질 전망이다. 가트너는 금융권의 인재 채용·유지 비용을 지원하기 위한 내부 서비스에 대한 지출이 전년 대비 4.2%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레드쇼 VP 애널리스트는 "최근 많은 초거대기술기업(빅테크)의 대대적인 정리해고에도 불구하고, 은행은 우수한 인재들에게 더 이상 가장 매력적이거나 보상이 따르는 직장으로 인식되지 않는다"며 "대학 이상의 학력 조건을 낮추고 평생 재교육, 하이브리드 팀, 애자일 방식, 핀테크 파트너십과 같은 혜택을 도입하는 등, 보다 혁신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jhyuk@fnnews.com 김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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