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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 피해 미국 북부 떠나는 흑인들 다시 남부로 돌아간다

WSJ "미국 북부, 캘리포니아 등 흑인 인구 감소"
대학 졸업한 흑인 위주로 남부로 이동
도심 주거비 상승, 안전 등의 이유가 원인


차별 피해 미국 북부 떠나는 흑인들 다시 남부로 돌아간다
미국 텍사스주에 거주하는 한 흑인 가족이 '노예해방일'을 기념한 카퍼레이드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미국 북부에 거주하던 흑인들이 남부로 이동하고 있다. 20세기 초 수백만 명의 흑인이 인종 차별을 피하고 더 나은 삶을 얻기 위해 남부를 떠났던 것과 반대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대학 교육을 받은 젊은 흑인들이 미국 북부 및 서부 지역에서 남부로 이주하며 흑인 이동을 주도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인구조사국이 발표한 최신 추정치를 인용해 미국 북부 등 다른 지역의 도시에 거주하던 흑인들이 남부 지역으로 거주지를 옮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카고를 비롯해 디트로이트, 클리블랜드,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등 전통적으로 흑인 인구가 많은 주요 도시에서 흑인 인구 감소가 두드러지고 있다.

인구조사 추정치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가 포함된 알라메다 카운티의 흑인 인구는 지난 2021년 중반에서 지난해 중반 사이 2.3% 감소했다.

지난 1950년 100만명에 육박했던 클리블랜드 인구도 흑인들이 떠나면서 지난 2020년 37만 3000명 대로 집계됐다.반대로 남부 대도시 지역의 흑인 인구는 증가했다.

인구조사 추정치에 따르면 휴스턴이 포함된 텍사스주 해리스 카운티는 지난 2021년 중반 이후 1년간 2만 명 가까운 흑인 인구가 유입됐다.

WSJ는 흑인들의 이동이 도심 지역의 주거비 상승과 관련있다고 분석했다.

오클랜드의 캐럴 파이프 시의원은 "레드라이닝(Redlining)과 같은 관행은 흑인들이 재산을 얻고 혜택받는 걸 더 어렵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레드라이닝은 은행이 저소득층 밀집 지역 같은 특정 지역에서 대출을 기피하는 인종 차별적 관행을 뜻한다.

오클랜드의 한 지역 사회 개발 단체 대표인 캐럴린 존슨도 "도시에 거주하는 흑인들은 주택 비용이 상승함에 따라 쫓겨나거나 저소득 지역으로 밀려날 위험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흑인들의 남부 이동의 또 다른 배경은 안전 우려와 코로나19 팬데믹도 작용했다는 것이 WSJ의 설명이다.

흑인 인구가 대거 남부로 이동하면서 공화당이 지배적이었던 조지아주를 최근 선거에서 경합 주로 바꿔놨다.
다수가 민주당에 투표하는 흑인 유권자의 유입이 조지아주의 정치 판도를 바꿔놓은 것이다.

차별 피해 미국 북부 떠나는 흑인들 다시 남부로 돌아간다
미국 텍사스주의 한 카운티 법원에서 '노예해방일' 지난 19일 노예해방일을 기념하는 행사를 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