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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기념일 연휴 앞 둔 미국, 5G에 항공교통 대란 오나

[파이낸셜뉴스]
독립기념일 연휴 앞 둔 미국, 5G에 항공교통 대란 오나
미국 여름 휴가 극성수기인 7월 4일(현지시간) 독립기념일 연휴를 앞두고 5세대(5G) 이동통신 전파 간섭 문제로 인해 미국에 항공대란이 올 수도 있다고 피트 부티지지 미 교통부 장관이 23일 경고했다. 지난해 1월 24일 알래스카항공 여객기 한 대가 버지니아주 알링턴 레이건공항에 착륙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미국 항공사들이 5세대(5G) 이동통신 설비 전환을 게을리해 앞으로 악천후 속에서는 항공기 이착륙이 지연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피트 부티지지 미 교통부 장관이 23일(이하 현지시간) 경고했다.

항공사 5G 설비 개선 마감시한인 다음달 1일을 약 1주일 앞두고 이같은 경고가 나왔다.

미 이동통신사들이 5G 서비스를 강화하기로 함에 따라 항공사들은 시계가 나쁠 때에도 계기착륙이 가능토록 하기 위해 레이더 고도계를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기기 업그레이드가 이뤄지지 않으면 통신사들의 5G 신호에 간섭을 받아 계기착륙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부티지지는 이날 인터뷰에서 "항공기 연착이나 운항 취소 위험은 실재한다"면서 "올 여름 현재 예상가능한 아마도 가장 극심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의 여름 휴가 시즌은 지난달 29일 현충일부터 시작됐지만 본격적인 휴가 성수기는 다음달 4일 독립기념일 연휴 기간이다. 화요일인 4일 독립기념일을 맞아 대부분 직장이 1일부터 4일까지 나흘 연휴에 들어간다. 뉴욕증시도 4일에는 장이 열리지 않고, 3일에는 오후 4시가 아닌 1시에 문을 닫는다.

미국인들 상당수가 다음달 초 휴가에 나서면서 항공 수요가 폭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부티지지는 항공사들의 더딘 5G 대응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는 순전히 날씨에 달렸다고 지적했다. 날씨가 좋으면 조종사들이 눈으로 보면서 항공기 착륙을 할 수 있어 큰 문제가 없겠지만 악천후로 시계가 나빠지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항공사들에 여름 이후 시계가 나빠지기 전 설비 장착 속도를 내거나 운항계획을 조정할 것을 종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항공사들은 이미 설비 업그레이드를 마쳤지만 5G 서비스를 놓고 미항공업계와 통신업계, 여기에 이들을 감독하는 정부 기구들이 갈등을 빚고 있다.

항공안전 당국자들은 5G 신호가 항공기 고도를 측정하는 라디오 주파수 기기에 혼선을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통신사들은 그렇지 않다며 반발하고 있다.

연초에 일부 국제선 항공편이 취소되면서 이 문제가 화두로 떠올랐다.

통신사들의 5G 신호가 항공기 안전 운항을 방해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결국 막판에 AT&T와 버라이존이 핵심 공항 인근에서는 일부 5G 서비스 출범을 늦추기로 했고, 항공사들은 예민한 레이더 고도계를 업그레이드해 새로 장착하기로 합의했다. 마감시한은 7월 1일이다.

부티지지는 그러나 아직 이에 대비하지 못한 항공기들도 꽤 된다고 밝혔다.

1년 반의 시간이 있었지만 미 국내선 항공기 가운데 20% 가까이가, 미국 공항을 드나드는 국제선 항공기는 약 35%가 5G 신호에 간섭 받지 않는 레이더 고도계를 장착하지 않았다고 그는 설명했다.

항공 전문가들은 5G 신호 간섭을 차단하는 장비를 다는 것이 비록 시간이 걸리기는 하지만 간단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항공사들의 항공기 규모가 막대한데다 추가 비용이 든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추산에 따르면 항공기에 새 장비를 장착하기 위한 항공사들의 추가 비용이 6억3800만달러(약 8360억원)에 이른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