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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인·장애인 사회 참여 확대… 김동연 ‘기회소득’ 내달 시동 [fn 패트롤]

道의회서 관련 조례안 통과 앞둬
예술인 1만1000명에 年150만원
중증 장애인에도 6개월간 5만원씩
노동 등 사회 활동 기반 ‘참여소득’
기본소득, 기회소득 통합 운영 검토

예술인·장애인 사회 참여 확대… 김동연 ‘기회소득’ 내달 시동 [fn 패트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지난 15일 경기도의회에서 진행된 도정질문에서 '기회소득'에 대한 답변을 하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수원=장충식 기자】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대표사업인 '기회소득'의 추진 근거가 될 조례안이 경기도의회 소관 상임위를 통과하면서 이르면 오는 7월 첫 지급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동안 '기회소득'은 사회에서 가치를 창출하지만 보상받지 못하는 이들에게 일정 기간 소득을 보전하는 개념으로, 예술인들과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우선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기회소득'에 대한 명확한 개념정리가 뒷받침 되지 않으면서, 기본소득과 기회소득을 혼동하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

이에 따라 경기도는 기존에 지급하고 있는 이재명 전 지사의 대표 사업인 '기본소득'까지 '기회소득'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이어서, '기회소득'은 경기도를 대표하는 정책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25일 경기도와 경기도의회 등에 따르면 도내 거주하는 예술인들에게 연간 150만원을 지원하는 '예술인 기회소득 지급 조례안'이 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를 통과했다.

도내 예술활동증명유효자 중 중위소득 120% 이하인 예술인들이 대상이며, 1만1000명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정도가 심한 장애인 중 개인소득이 중위소득 120% 이하인 인원 약 2000명에게 월 5만원씩 6개월 동안 모두 30만원을 지급하는 '경기도 장애인 기회소득 지원 조례안'도 해당 상임위인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했다.

사회활동이 어려운 장애인들이 사회 참여를 유도해 사회적 가치 창출 활동을 활성화하고, 이를 통해 이들에게 소요되는 병원비 등 사회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두 조례안 모두 오는 28일 제369회 정례회 제4차 본회의에서 처리될 예정으로, 조례안이 의결되면 이르면 오는 7월 중 첫 지급이 가능할 전망이다.

■기회소득 '경제적 보상'… 기본소득과 차이

기회소득은 전국 광역단체 중 최초로 시행된다는 점에서 특히 주목을 받고 있지만, 아직까지 모호한 개념으로 인해 혼란도 야기되고 있다.

기회소득은 사회에서 가치를 창출하지만 보상받지 못하는 이들에게 일정 기간 소득을 보전하는 개념으로, '보편성·무조건성·정기성'으로 대표되는 기본소득과 달리 기한이 정해져 있고 지원범위도 한정돼 있다.

그런 의미에서 기회소득은 '조건부 소득'이며, 노동 등 사회적으로 참여해야 받을 수 있는 '참여소득'이다.

기회소득을 설계한 경기도 관계자는 "기회소득의 가장 큰 특징은 '조건부 소득'으로 사회적 가치 창출이라는 활동 조건을 충족해야만 받을 수 있는 소득"이라며 "예술활동과 건강해지기 위한 사회 활동이 각각의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기회소득은 '복지'가 아닌 '경제적 보상'이라는 점에서도 기본소득과도 다르다. 기본소득이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보편복지 방식의 사회보장 수단인 반면, 기회소득은 경제적 소득으로, 노동 등 정당한 활동을 통해 받을 수 있는 '보상'으로 보아야 한다. 때문에 기회소득을 보편복지와 선별복지 시각으로 바라볼 경우 큰 혼란에 빠질 수 있다.

■기본소득 기회소득으로 전환 검토

이처럼 기본소득과 기회소득의 개념을 두고 혼란이 야기되면서, 경기도는 장기적으로 기본소득을 기회소득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김동연 지사는 "기존 청년·농민기본소득을 기회소득으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청년·농민기본소득이 특정 나이(24세)와 직업군(농민)에 지급돼 보편성과 무조건성 등의 원칙과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청년기본소득의 경우 단번에 어떻게 할 수 없지만 중기적으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게끔 청년들에게 기회를 부여하고 그 기회로 일자리를 만들고 자기 계발하는 그런 방법을 보겠다"고 밝혔다.

청년·농민기본소득이 각각 청년의 미래 사회적 가치 창출에 대한 투자와 농민의 사회적 가치 창출에 대한 보상 등의 의미를 담고 있어 사회적 가치 창출을 조건으로 하는 기회소득과 취지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기본소득은 기회소득으로 이름을 바꿔 경기도 대표 정책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jjang@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