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시너지 높이는 보스턴식 클러스터 주목
삼바·셀트 성공, 송도 어느새 바이오로 우뚝
국내 제약사들 과천行, R&D 시너지 집중해
송도국제도시 전경.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송도와 과천으로 집결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바이오 클러스터로 평가받는 미국 보스턴과 비교하면 국내는 아직 걸음마 단계다. 향후 성장 가능성을 보고 기업, 기업의 연구개발(R&D) 센터, 각종 연구소, 병원, 대학 등을 한 곳에 모아 '산학연' 시너지를 높이는 '클러스터' 방식으로 성장 동력을 마련하려는 것이다.
삼바·셀트 성공 사례에 '바이오 송도' 존재감↑
28일 업계에 따르면 인천 송도는 현재 국내 제약바이오 투톱인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등 굵직한 기업이 있다. 또 최근 국내에서 가장 많은 제약바이오 관련 투자가 이어지며 K-바이오 클러스터로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전통적 제약에 비해 바이오가 빠른 속도로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고 있는 만큼 주목도가 높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으로는 최초로 연 매출 3조원 시대를 열었다. 글로벌 상위 20위 제약사 중 13개를 고객사로 확보하며 세계 1위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개발(CDMO) 기업으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제2바이오캠퍼스에 5공장을 시작으로 2032년까지 송도에 모두 8개의 생산공장을 갖췄다. 투자규모도 10조원을 훌쩍 넘는다.
역시 송도에 자리잡은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 경쟁력을 강화해 현재 6개인 제품 포트폴리오를 오는 2025년 11개로 확대, 100조원에 달하는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선다. 바이오시밀러에 이어 연구개발(R&D)에 대한 적극적 투자로 항체약물접합체(ADC), 마이크로바이옴 등 분야에서 신약을 개발하는 기업으로 도약할 예정이다.
CDMO 후발주자인 롯데바이오로직스도 '송도시대'를 열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0일 롯데지주, 인천광역시,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4자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업무협약을 통해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송도에 30억달러(약 3조8600억원)을 투자해 12만리터 규모의 생산공장 3곳을 확보, 국내에 36만리터에 달하는 CDMO 생산기반을 마련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2021년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약 3만3057㎡ 규모의 토지매매 계약을 체결하고 총 3257억원을 투자, 글로벌 R&PD(연구공정개발)센터를 마련하기로 했다. R&PD센터는 지난 4월 착공 신고를 마쳤고 최근 흙막이 공사로 착공에 들어갔다. 오는 2025년 상반기 완공되면 현재 판교에 있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본사와 연구소도 송도로 가게 된다.
전통 제약사, 과천으로..분산된 R&D역량 한곳에
과천지식정보타운 조감도. 과천시 제공.
과천에는 국내 전통 제약기업이 몰리고 있다. 제약사들은 바이오 기업에 비해 업력이 길어 성장을 하면서 본사와 연구소들이 분산 운영된 경우가 많다. 이를 한 곳으로 집중해 R&D 역량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다.
JW중외그룹은 본사를 서울 서초구에서 과천지식정보타운으로 이전했다. 각지에 흩어졌던 그룹의 R&D 역량을 한 곳으로 집중해 시너지 효과를 높인 것이 특징이다. 이곳에서 JW그룹은 혁신 신약과 더불어 차세대 수액제, 정밀 체외진단 제품, 첨단 의료기기 등 미래 성장동력 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앞서 경동제약, 일성신약도 과천으로 본사를 옮겼고, 제약사들의 과천행은 계속되고 있다. 광동제약도 과천에 15층 규모의 신사옥을 내년에 완공해 이전을 준비하고 있다. 안국약품도 서울 영등포구 본사와 계열사 안국바이오진단, 안국뉴팜 등을 과천으로 옮긴다.
14층 규모의 신사옥은 올해 말 준공해 내년에 입주할 전망이다.
다만 과천은 송도에 비해 이제 첫 발을 뗀 만큼 아직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이다.
과천 입주 제약사 관계자는 "많은 제약사들이 과천으로 오고 있지만 여기저기서 공사만 분주하고, 기반 인프라 조성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과천이 R&D 시너지를 극대화할 연구기관, 병원 등을 송도 수준으로 마련해 클러스터를 조성하려면 앞으로도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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