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공탁금 보관은행 선정 절차 개시가 1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수성'해야 하는 신한은행과 이를 빼앗고자 하는 다른 은행 간 경쟁이 관심거리다. 그간 법원 공탁금 금고는 수의계약 형태로 수십년간 신한은행이 독점해오다시피 했지만 지난 2017년 공개경쟁이 도입되고 이를 둔 은행간 경쟁이 본격화됐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충청권 법원 공탁금 금고의 새로운 금고지기를 뽑는 절차가 내달 시작될 예정이다. 오는 7월 말 공고가 뜨면 11월 최종 결과가 나오기까지 약 4개월 간 선정 절차에 돌입한다. 선정된 은행은 내년부터 5년 동안 법원 공탁금을 맡아 관리하게 된다.
올해 계약이 종료되는 법원은 충청권 지방법원 2곳(대전지방법원, 청주지방법원)과 지원 6곳(천안지원, 서산지원, 충주지원, 제천지원, 영동지원, 논산지원)이다. 5년 전 공개경쟁에서 청주지방법원과 천안지원이 대상이었던 만큼 이번에도 이들에 대한 공개경쟁이 실시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두 군데 모두 구 조흥은행이던 지난 1958년부터 65년간 신한은행이 금고지기를 맡고 있던 곳이다. 지난 2018년 공개경쟁에서도 신한은행이 이를 지켜냈다.
법원 공탁금 보관은행으로 지정되면 은행은 저원가성 예금을 유치할 수 있을뿐 아니라 법원 고객과 접점을 늘려 우량 고객도 확보에도 유리하다. 특히 이자가 낮아 저원가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점은 금리 급등기에 메리트가 크다.
신한은행은 그간 전체 9조원 규모 법원 공탁금 금고 가운데 70% 정도를 차지할 만큼 수십년간 이 분야를 독식해왔다. NH농협은행이 전국 159개 법원 중 87개를 담당하며 개수로는 가장 많았으나 규모를 보면 신한은행이 더 컸다. 하지만 지난 2017년 공탁금 은행 공개경쟁이 처음 시작되고, 지난해에는 KB국민은행이 수원지방법원과 인천지방법원을 따내는 등 약진하면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이에 이번 경쟁에서도 승자를 예단할 수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지난해 첫번째 성과를 낸 국민은행은 올해에도 적극적으로 기관 영업을 넓혀가겠다는 각오다. 우리은행도 입찰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경쟁에 뛰어들기 전) 가장 크게 고려하는 요소는 가능성과 효익"이라며 "저원가성 예금을 확보할 수 있는 공탁금 금고 사업을 넘보는 은행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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