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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앞세운 그리스 우파 집권당, 2차 총선 단독 과반

이번에도 40% 넘는 득표율
'연패' 제1야당은 더 줄어들어
미초타키스 총리 임기 4년 연장
"임금인상·의료개혁 통해 성장"

'경제' 앞세운 그리스 우파 집권당, 2차 총선 단독 과반
그리스의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총리가 25일(현지시간) 2차 총선 이후 수도 아테네의 집권 신민주주의당(ND·신민당) 당사 앞에서 지지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 뉴스1
지난 2019년 집권했던 그리스의 우파 여당이 지난달 총선 승리 이후 25일(이하 현지시간) 치러진 2차 총선에서도 승리했다.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가 이끄는 여당은 2차 총선에서 압승을 거둬 단독 과반을 확보했다.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 등 외신들에 따르면 그리스 정부는 이날 2차 총선을 치렀다. 집권 신민주주의당(ND·신민당)은 개표율 97% 기준으로 40.6%의 득표율을 기록해 제1야당인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을 압도했다. 시리자의 득표율은 17.8%에 그쳤다.

앞서 신민당은 지난 5월 21일 진행된 1차 총선에서도 40.8%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시리자의 득표율은 1차 총선(20.1%)보다 오히려 줄었다.

4년에 한 번 총선을 치르는 그리스는 원내 제1당이 단독 과반에 실패하면 연정 협상에 돌입하고, 연정 구성에 실패하면 2차 총선을 치른다.

신민당은 1차 총선에서 전체 300석 가운데 과반 의석에 5석이 부족한 146석을 확보했다.

그리스에서는 2020년 개정된 선거법에 따라 2차 총선에서 1위를 차지한 정당이 득표율에 따라 최소 20석에서 최대 50석의 보너스 의석을 챙길 수 있다. 이에 미초타키스는 1차 총선 이후 연정을 포기하고 바로 2차 총선을 선언했다. 신민당은 이번 2차 총선 압승으로 158석을 얻어 단독 과반이 가능할 전망이다.

미초타키스는 총선 승리를 선언하며 "국민들이 우리에게 넉넉한 과반 의석을 준 것은 개혁을 추진하라는 명령"이라며 "임금 인상과 의료 시스템 개혁을 통해 견실한 성장을 달성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이번 승리로 인해 임기를 4년 더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앞서 알렉시스 치프라스 전 총리가 이끄는 시리자는 그리스가 유럽연합(EU)과 구제금융을 놓고 줄다리기가 한창이던 2015년에 정권을 잡았다. 역대 최연소 총리에 취임한 치프라스는 유럽 채권단의 구제금융안을 국민투표로 거부하는 승부수를 띄웠지만 결국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에 빠져 채권단의 요구를 수용했다. 이후 시리자는 2019년 총선에서 신민당에 패했다.

시리자를 물리친 미초타키스는 미국 하버드대학을 졸업한 뒤 국제 컨설팅회사인 매킨지의 컨설턴트로 일했던 인물이다. 그는 경제성장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으며 그리스 경제는 2021년에 8.4% 성장했다. 성장률은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2년에도 5.9%에 이르렀다.

미초타키스는 지난해 8월 신민당 정부가 정보기관을 이용해 야당과 언론을 도청했다는 의혹이 터지자 정치적 위기에 처했다. 그리스에서는 지난 2월에도 낙후된 철도시설로 인해 열차 정면충돌 참사가 발생, 57명이 사망해 반정부 시위가 벌여지기도 했다.


그러나 그리스 유권자들은 이러한 악재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미초타키스를 선택했다. 치프라스는 이번 선거에서 최저임금과 연금수령액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을 시행하겠다고 약속했으나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치프라스는 미초타키스와 대결에서 연패로 인해 시리자 대표직에서 물러날 전망이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