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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고진, 모스크바 진격은 '시위'였다...푸틴 '반역자'

[파이낸셜뉴스]
프리고진, 모스크바 진격은 '시위'였다...푸틴 '반역자'
러시아 용병그룹 바그너 수장인 예프게니 프리고진이 26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행진'은 정부 전복을 노린 것이 아닌 그저 정의를 세워달라는 '시위'였다고 주장했다. 24일 러시아 남부군관구 사령부가 있는 로스토프나도누에서 바그너 소속 전차가 이동을 위해 대형 트레일러에 오르고 있다. EPA연합


모스크바를 향해 진격해 러시아를 격랑 속으로 몰아넣었던 용병그룹 바그너 수장 예프게니 프리고진이 자신들의 행위는 그저 '시위'에 불과했다고 주장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권좌에서 끌어내리려는 의도 역시 없었다고 밝혔다.

반면 푸틴 대통령은 프리고진을 '반역자'라고 몰아붙였다.

지난주말 러시아에서 잠깐 일어났던 쿠데타가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 중재로 일단락된 가운데 26일(이하 현지시간) 프리고진과 푸틴이 각자의 입장을 밝혔다.

CNN에 따르면 푸틴은 이날 대국민 연설에서 바그너가 진격을 멈춘 것은 '올바른 결정'이었다면서 "무장 봉기는 어떤 식으로든 진압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바그너의 이번 반란을 문제 삼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바그너가 앞으로도 계속해서 러시아 국방부 "또는 다른 법 집행기관들"에 용역을 제공하는 군사기업으로 남을 수도 있고 "아니면 그들의 가족과 친구들에게로 돌아갈 수도 있다"고 밝혔다.

푸틴은 프리고진이 그런 것처럼 바그너 용병들이 벨라루스로 가고자 하면 그렇게 해 주겠다고 덧붙였다.

푸틴은 이날 연설에서 프리고진의 이름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바그너 수뇌부가 "반역을 조직했다"면서 "그들의 나라와 사람들을 배반하고, 또 그들(바그너 용병들)을 범죄로 끌어넣는 배신을 했다"고 비판했다.

푸틴의 대국민 연설은 프리고진의 발언이 나온 직후에 이뤄졌다.

프리고진은 푸틴 연설 직전 무장 봉기, 반역으로 푸틴이 규정한 이번 사태는 그저 시위였다면서 정부를 전복할 생각조차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음성 메시지에서 "행진의 목적은 민간군사기업(PMC) 바그너 파괴를 막기 위한 것이자 비전문가적인 행동을 통해 (우크라이나) 특수 군사작전 기간 엄청나게 많은 실수를 저지른 이들을 심판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프리고진의 용병그룹 바그너는 러시아 남서부 군사기지들을 접수하고 24일 모스크바로 진격했다. 그러나 루카셴코 대통령이 중재에 나서면서 돌연 멈췄다.

바그너 쿠데타가 멈췄지만 푸틴은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예상과 달리 고전하면서 수십년 만에 최대 위기에 봉착한 푸틴은 이제 집권층 내부 결속까지 무너져 권력을 계속 장악할 수 있을지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아울러 이날 프리고진의 음성 녹음이 공개되기는 했지만 그가 현재 어디에 있는지, 이후 우크라이나와 전쟁이 어떻게 될지에 대한 궁금증도 증폭되고 있다.
러시아 정규군이 고전하는 와중에 러시아군에 승리를 안겨준 것이 주로 프리고진의 용병그룹 바그너였기 때문이다.

크렘린이 24일 중재를 받아들여 바그너 그룹의 반란에 대해 문제삼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지만 현재 수사는 계속되고 있다.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은 검찰 소식통을 인용해 프리고진과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