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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모의평가 수학이 '불'이었다…'킬러문항' 3개 출제 [속도내는 사교육 대책]

평가원, 채점결과 발표
수학 만점자 표준점수 151점
작년 수능·모의평가보다 높아
국어·영어는 작년 수능과 비슷

6월 모의평가 수학이 '불'이었다…'킬러문항' 3개 출제 [속도내는 사교육 대책]
'안갯속 수능'에 수험생 혼란 27일 서울시내 한 학원에서 수험생들이 수업을 듣고 있다. 교육부가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교과 과정을 벗어난 '킬러문항'을 배제한다는 종합대책을 밝혔지만 수능이 5개월도 안남은 상황에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뉴스1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대비하는 6월 모의평가에서 수학의 난이도가 최근 8년 새 가장 높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른바 '불수학(풀기 힘든 수학시험)'으로 꼽혔던 지난해 수능보다 어려웠고, 지난 2016년 6월 모의평가 이후 가장 난이도가 높았다.

특히 6월 모의평가에서 수학에는 공교육 과정을 벗어난 '킬러문항'이 3개나 출제돼 사교육비 증가 우려가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정확한 집계는 안됐지만 '준킬러' 문항도 다수였던 것으로 보인다.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은 지난 1일 치러진 '2024학년도 수능 6월 모의평가 채점 결과'를 27일 이같이 발표했다.

사교육 없이 공교육만으로 수능 고득점을 받기 어렵다는 우려가 현실화됐던 것이다. 6월 모의평가 이후 윤석열 대통령은 공교육 범위 밖의 고난도 수능 출제와 관련해 '공정성'을 지적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의 발언 직후 교육부는 총리실과 함께 대대적인 감사를 예고해왔다.

■작년 '불수능'보다 어려웠다

평가 결과에 따르면 수학 영역의 만점자 표준점수는 151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수능보다 6점, 지난해 6월 모의평가보다 4점 상승한 점수다. 표준점수 최고점을 받은 수험생은 648명(0.172%)으로, 지난해 표준점수 최고점자 수인 934명(0.218%)보다 크게 감소했다.

통상적으로 시험의 난이도가 높으면 표준점수는 상승한다. 표준점수 최고점이 140점 이상이면 어려운 시험, 150점을 웃돌면 '불수능'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지난 6월 모의평가 수학 표준점수는 최근 8년간 치러진 6월 모의평가 수학 표준점수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2022학년도부터 문·이과 통합형 수능이 도입된 이래 수학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수능에선 '이과 강세'가 지속되고 있고, 수학에서 고득점을 받지 않고선 최상위권 대학 진학이 불가능한 상태다.

교육부는 6월 모의평가에 윤석열 대통령의 '공정 수능' 지시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대입 담당국장을 경질했다. 6월 모의평가 수학 출제 기조를 고려하면, 이러한 결정에도 수학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작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평가원은 6월 모의평가 수학 난이도 조절이 사실상 실패했음을 인정하고 있다. 평가원 관계자는 "정답률이라는 건 출제 의도와 시험을 보는 학생들의 학업 준비도가 결합해 복잡한 결과로 나오는 것"이라며 "저희 나름대로 수학영역에서 적정 난이도를 수립했지만 제대로 접근이 안 된 부분이 있었다. 이 탓에 수학의 표준점수가 예상보다 높았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현 공교육서 수학 고득점 어려워"

변별력을 넘어 지나칠 정도로 '불수학'이 된다면 사교육에 의존하는 학생과 학부모는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공정 수능을 실현해 사교육비 경감에 나선다는 교육부의 비전도 흔들릴 수 있는 셈이다.

한 입시업계 관계자는 "사교육 없이 현재 공교육 시스템 안에서 수학 고득점을 받긴 어렵다고 본다"며 "수업이 내신 위주인 학교도 많고 불균형도 심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교육 시스템이 대거 개선되지 않고 현재 수능 기조가 이어지다면 사교육을 찾는 학생과 학부모는 줄지 않을 것"이라며 "실제로 사교육 관련 발표 이후에도 입시 문의는 줄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국어와 영어 영역은 지난해 수능과 유사한 수준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어 만점자 표준점수는 136점으로 지난해 수능보다 2점 높아졌으나 지난해 6월 모의평가보다는 13점 낮았다. 다소 쉽게 출제된 지난해 수능 국어의 기조가 이어졌다는 평이다.

눈에 띄는 점은 국어 만점자 표준점수가 수학 만점자 표준점수보다 15점이나 낮다는 것이다.
국어와 수학의 점수차가 커 이과생이 유리한 구도가 이어지는 분위기다.

절대평가인 영어는 원점수 100점 만점에 90점을 넘은 1등급 수험생이 전체 7.62%(2만9042명)로 파악됐다. 지난해 수능보다 0.21%p 하락했지만, 지난해 6월 모의평가보다는 1.88%p 상승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