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미국 경제가 올해 침체에 빠지고, 내년에는 유럽이 그 뒤를 이을 것이라고 HSBC가 경고했다. 22일(현지시간) 미 콜로라도주 콜로라도스프링스의 대형 슈퍼마켓에 셔츠들이 진열돼 있다. AP연합
미국 경제가 올해, 그 뒤를 이어 내년에는 유럽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영국 투자은행 HSBC가 전망했다.
CNBC는 27일(이하 현지시간) HSBC자산운용 글로벌 수석전략가 조지프 리틀의 경제전망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리틀에 따르면 미 경제는 올 4·4분기 경기침체에 진입해 1년 동안 침체를 겪고, 내년에는 유럽 경제가 침체에 빠진다.
리틀은 대신 그 빈자리는 중국과 인도의 성장세가 메우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미 연준, 연내 금리인하
그는 많은 나라에 경기침체를 알리는 '경고등'이 점멸하고 있다면서 재정·통화정책과 주식·채권시장 동조 역시 틀어졌다고 지적했다.
리틀은 특히 기업실적 측면에서는 이미 완만한 '순익 침체'가 시작됐다면서 기업 파산(디폴트) 역시 서서히 증가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27일 미 전기차 스타트업 로즈타운모터스가 자금난에 시달리다 결국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리틀은 다만 지금의 높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비교적 빠르게 누그러질 것이라는 점은 그나마 다행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완화되면서 중앙은행이 경기침체에 금리인하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HSBC는 이같은 전망을 토대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올해 안에 금리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또 유럽중앙은행(ECB)과 영국은행(BOE)은 내년 금리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전망했다.
리틀은 그러나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를 크게 웃도는 수준을 지속하면 금리인하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조건을 달았다.
하반기, 주식시장에 악재
리틀은 미국이 맞게 될 경기침체가 1990년대 초 경기침체와 많이 닮은 꼴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가장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로 국내총생산(GDP)이 1~2%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이같은 경기침체가 주식시장 전망을 매우 어렵게 만들 것으로 우려했다.
시중에 돈이 갑자기 말라버리고 있지만 주식시장은 비관적 전망을 무시하고 있어 갑자기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리틀은 올 하반기에 나오는 소식들은 연착륙을 기대하고 있는 시장이 소화하기 어려운 것들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부정적인 시나리오는 더 있다.
그는 미국과 유럽 경제가 침체에 빠진다고 해도 자연스레 인플레이션이 하강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물가상승 압력을 완화할 정도로 침체의 골이 깊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리틀은 이때문에 미국, 유럽 경제는 "어느 정도 더 높은 인플레이션과 금리가 한동안 지속되는" 상황을 맞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중국·인도 성장
한편 그는 중국과 인도 경제가 미국과 유럽의 부진 충격을 완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부동산 문제가 바닥을 치고,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일자리 창출로 연결되면서 중국 내수가 살아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올해 중국 GDP 성장률이 정부 목표인 5% 수준을 쉽사리 넘어설 것으로 낙관했다.
아울러 인도는 올해 팬데믹 이후의 회복에 탄력을 받고 있어 탄탄한 성장 스토리를 쓸 것으로 그는 예상했다.
특히 리틀은 인도의 경우 성장은 깜짝 상승을, 인플레이션은 깜짝 하강을 하고 있다면서 최적의 상황인 '골디락스'를 맞고 있다고 평가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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